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 "지금 여당 상황 안 좋아 개헌에 애로사항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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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청와대가 탈당이 이어지는 열린우리당 사태를 4년 연임제 개헌 추진의 중요한 장애로 우려하고 있다.

탈당이 계속돼 열린우리당이 원내 제2당이 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발의에 차질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최재천 의원의 탈당까지 포함하면 열린우리당은 136석, 한나라당은 127석이다.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한국언론재단 초청으로 언론사 논설위원들과 개헌 토론회를 했는데 이 문제가 중요하게 거론됐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수의 3분의 2를 얻어야 한다. 여당이 제1당인 지금도 어려운데 여당이 탈당사태로 제2당으로 전락하면 과연 대통령이 개헌 발의 동력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 실장은 일단 '입장 불변'을 강조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의 당론이 개헌 찬성이고 당 개헌특위가 가동 중"이라며 "현 상황에선 발의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이 실장은 "여당의 상황이 지금 그렇게 좋은 여건은 아니며 (청와대로서) 애로사항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등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 개헌 발의 시점에 대해 "설 연휴(2월 17~19일) 후가 어떤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2월 하순을 시사했다. 그는 '개헌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줄 알고도 발의한다면 대통령이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대통령은 당위성과 가능성을 보고 발의하는 것이므로 정치적 책임과 연관시킬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부통령제는 왜 거론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이 실장은 "정.부통령제를 넣으면 권력구조 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가장 간편하고 합의수준이 높은 부분만 개헌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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