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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치의 날」 국내행사참석 유엔 마약국장 갈리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마약문제가 그리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 현재와 같이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 조직적으로 잡아야만 확산되지 않습니다.』
유엔 마약국장 프란시스코 라모스 갈리노씨(60·스페인)가 제4회 세계 마약류 퇴치의 날 (26일)에 즈음해 벌이고 있는 국내의 각종 행사를 참관키 위해 내한, 25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마약단속 활동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으로부터의 마약유입을 막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수사와 마약류 원료통제를 위한 「유엔 마약류 불법거래방지 협약」에 한국이 신속히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확산 일로의 히로뽕에 대해 『미국·일본·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 유엔도 코카인·헤로인 등에 못지 않게 히로뽕을 범세계적으로 규제할 필요성을 느껴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마약은 국경을 초월한 문제』라고 강조한 갈리노씨는 『유엔 마약국은 세계 각국의 최신 마약동향을 수집해 필요한 국가들에 제공, 마약범죄자를 신속히 검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엔 마약국」(Division of Narcotic Drug, UN)은 유엔의 마약류 전문연구기관으로 유엔사무총장을 보좌하며 경제사회이사회·본회의 진행에 따라 마약류 관련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기구다.
갈리노씨는 전 세계를 순회하며 마약의 심각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마약류 대사」(Drug Ambassador)계획을 우리 나라가 유엔에 제안한데 대해 『훌륭한 제도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가수·스포츠맨·배우 등이 대사가 되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리노씨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비교법 석사학위를 받은 뒤 유엔인권과·특별정치부·국제 마약류 통제국 사무차장 등을 거쳐 87년1월부터 마약국장으로 일해왔다. <김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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