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세력의 “대연합”/소 민주신당 결성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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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러정파 이합집산의 마무리 의미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치고문으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입안했던 알렉산드르 야코블레프가 26일 공산당에 대응할 새로운 정당결성을 위해 공산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는 8월께에는 야코블레프를 위시해 최근 신당 필요성을 강조해온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등 현공산당내 개혁세력과 가브릴 포포프 모스크바시장,아나톨리 소브차크 레닌그라드시장등 이미 지난 90년 7월 공산당을 탈당,「반공지도자」로 변신한 급진파들이 가담한 새로운 민주신당이 결성될 예정이다.
보리스 옐친의 러시아공화국 대통령당선을 계기로 급속히 추진되고 있는 이와 같은 「민주신당」결성 움직임은 90년 2월 1당독재의 공식적 포기이후 소련정치권내에 존재해온 여러 정파간 이합집산의 마무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개혁노선에 불만을 품고 이를 저지하려는 공산당등 보수세력과의 일전을 앞둔 민주세력의 「대연합」이라는 성격이 강하다.
민주신당이 결성되면 고르바초프는 반공산당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는 옐친등 개혁파와의 협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세력과 일정한 거리를 두게돼 좌우골짜기에 갇히게 될 것이며 보수·급진양세력은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커지게될 고르바초프를 자파로 끌어당기려는 정치적 공방을 가열시킬 것이다.
물론 신당의 인기가 공산당을 능가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에따라 공산당 서기장으로서의 고르바초프의 위상이 한동안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친고르바초프 인사들의 활동으로 옐친의 신당내에서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고르바초프는 신당내 민주세력 및 공산당내 보수세력의 통합자로서 필수불가결한 인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한편 민주신당에는 야코블레프,셰바르드나제를 위시한 친고르바초프계 인물들과 약 20∼30%로 추정되는 공산당내 민주개혁그룹,옐친의 세력기반인 민주러시아의 일부 세력등이 참여,서구식 다원주의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김석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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