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도 야도 “투표율 높아야 유리”/광역 투표하던 날… 초조한 정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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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부정감시에 전력,시간별 상황점검/후보·정당/아침부터 거리 방송으로 참여독려/선관위
시·도의회 의원을 뽑는 투표가 진행된 20일 여야 각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은 기초의회때 보다 높은 투표율에 서로 기대를 걸었다.
서울등 대도시의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선거후 상당한 정치변화도 예상되는데 선관위측은 철야개표에 대비하면서 21일 새벽 당락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9일 저녁부터 투·개표 관리비상체제로 돌입한 중앙선관위는 20일 오전 투표가 별다른 사고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데 안도하면서도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을까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불법타락상이 심하지 않아 투표율만 70%쯤으로 높아지면 성공적으로 치른 선거』라고 평가.
선관위측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20일 오전 이른 아침부터 각 시·군·구선관위별로 가두방송차량이나 마을 행정방송을 이용,투표참여 계도활동을 벌이도록 했다.
선관위측이 투표율에 신경을 쓰는 것은 이번 선거가 지나치게 엄격한 선관위의 선거운동 단속으로 유권자가 후보자를 알게될 기회가 줄어들고 이것이 투표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
선관위는 투·개표관리를 위해 홍성은 선거국장을 상황실장으로 한 본부상황실을 보고접수 및 정리반 34명,공보반 9명,모니터반 5명 등 6개반 77명으로 구성,2개소로 나누어 21일 개표종료때까지 맞교대 철야가동.
상황실은 특히 전국 15개 시·도선관위와 전용직통전화선을 가동,투개표 과정에서 돌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앙선관위 차원에서 대응책을 강구한뒤 이를 시도선관위에 시달하는 유기적 협조체제를 운영.
○…민자당은 여의도당사 2층 선거상황실에 상황반·기획반·지원반으로 구성된 사무처요원 35명을 지역별로 분담시켜 개표상황 집계를 위해 철야할 채비를 갖추고 시간대별로 투표율·투표소분위기를 점검.
상황실 벽면에 8백66개 선거구별로 상황판을 설치해놓고 당선확정시 붙여줄 「무궁화꽃」 5백50개를 준비했는데 무투표 당선된 경북 선산1,충남 부여2,3선거구 등 16개지역엔 이미 무궁화꽃을 달아 자축. 선거부본부장인 장경우 사무부총장은 『당초보다 무궁화를 더많이 만들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는데 상황실 관계자는 『4백90여개(57%)가 붙을 것 같다』고 전망.
김영삼 대표는 투표를 마치고 오전 9시30분쯤 당사에 출근,장부총장으로부터 19일 자정까지 최종 분석한 전국당선 가능수치를 보고받은뒤 상황실에 들러 사무처요원들을 격려.
이에 앞서 김대표는 아침 7시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자택에서 3백미터 떨어진 상도1동 제1투표소까지 걸어가 투표.
김대표는 『투표하기에 좋은 날씨라 투표율이 높을 것 같다』면서 『기초선거때보다 투표율이 훨씬 상회할 것 같은데 참여의식이 높은 것 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 언급.
김종필 최고위원은 아침 8시30분 부인 박영옥여사와 아들 진씨와 신당4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며 『선동이나 바람을 일으켜 표로 연결시키는 것은 이제 그 한도를 못넘길 것』이라고 김대중 신민당총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계속 노출.
박태준 최고위원은 부인 장옥자여사와 북아현3동 추계국교에서 투표를 마치고 『진정한 민주와 번영을 이룩하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국민들은 다시한번 생각해달라』고 부탁.
○…김대중 신민당총재는 오전 8시40분쯤 서울 동교동 동교유아원에 마련된 마포5 선거구 동교2투표소에서 부인 이희호여사와 함께 나란히 투표.
김총재는 투표직후 『지방자치제는 의회주의와 함께 민주주의의 두 기둥인데 30년만에 지자제가 회복,선거를 치르게돼 기쁘다』면서 『이번 지자제선거가 앞으로 자치단체장선거와 함께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토대를 확고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
신민당은 막판 김총재의 서울 집중유세로 「야당바람」이 일어 백중세를 우세로 뒤바꿨다며 서울 55석을 비롯,전국적으로 2백35석 차지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
김총재는 이와 관련,『서울등 수도권에서 야당바람이 일고 있는 것을 느꼈다』면서 『투표전날의 금품공세만 막고 투표율이 70%만 넘으면 서울에서 과반수 또는 제1당은 가능할 것 같다』고 조심스런 전망.
신민당은 여의도중앙당사 회의실에 상황실을 마련,5백56명의 자당후보들의 개표상황판을 설치하고 지역별 상황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전화 10대와 TV2대를 설치해 개표에 만반의 대비.
김봉호 사무총장은 『투표율만 상승하면 2백60∼2백70석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
○…이기택 민주당총재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부인 이경의여사(45)와 자택에서 1백여미터 떨어진 북아현3동 3투표소 추계국민학교로 걸어가 투표.
투표사무종사자 10여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투표장을 나온 이총재는 『오늘은 구시대를 존속시키느냐,새정치의 시작이냐를 가름하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분수령이 되는 날』이라고 의미부여하고 『지방화시대를 뿌리내리는 시도의회에는 졸부보다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선택기준을 제시.
이총재는 선거전망과 관련,『투표율 70%만 넘으면 2·12,4·26총선같은 이변이 생길 것을 확신한다』며 『젊은 유권자들의 기권방지가 관건』이라고 답변.
민주당은 이날 중앙당 회의실에 상황실을 설치,20여명당원과 20대의 전화,전국후보자 개표상황판을 마련했으며,각 지구당에 시간대별로 투표장 상황·투표율·릴레이투표 등 부정투표 방지상황을 보고토록 지시했다.
○…민주당 이우재 대표도 이날 아침 독산2동 3투표소인 옥계유아원에서 부인과 함께 투표를 한뒤 『젊은층과 정치불신에 젖어있는 유권자들일수록 투표에 참여,돈선거를 한 후보에게 심판을 내려달라』고 호소.
「참여와 자치를 위한 시민연대회의」도 서울 소공동사무실에 투개표 종합상황실을 설치.
송파3에 출마한 연대회의 상임집행위원장 이영희교수(48·인하대)는 『최선을 다했고 모든 것을 시민판단에 맡긴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으며 『이번 선거가 기성정치에 경종을 울리고 시민세력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
이교수는 15명 후보중 7∼8명의 당선을 기대한다고 전망.<선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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