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 사진전·영화상영…"참모습 알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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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위스는 작지만 매우 알차고 실속있는 나라입니다. 스위스를 막연히 작은 영세 중립국으로 알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스위스의 참모습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올해로 건국 7백주년을 맞는 스위스가 자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다채로운 자축행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월터 페저린 주한스위스대사(46)도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한국부임 2년째인 페저린 대사는 『지방·주·연방정부 차원의 다양한 행사가 내부적으로는 독어·불어·이탈리아어·레토로만어 등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스위스 사회구성원간의 이해와 결속, 외부적으로는 세계국가들과의 국제관계 증진을 위해 기획됐다』고 말하면서『이 행사를 위해 스위스정부가 국내용으로 6천만달러, 국외행사지원용으로 7백만 달러를 책정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페저린 대사는 한국에서의 기념행사가 지난 4월초 스위스 델라무라 경제부 장관이 스위스 경제인연합회장 등 21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내한한 것으로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비록 자원은 없는 작은 나라이지만 세계 14위의 수출국이며 기술·기계공업·제약· 서비스산업이 매우 강하지요. 서울에서의 행사는 스위스의 경제·생활상·문화·민주주의 등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스위스대사관은 이미 지난 4월부터 「스위스와의 만남」을 주제로 한 순회사진전을 부산·서울·광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최하고 있고 오는 7월1일에는 한국의 주요인사·주한외교사절을 총망라한 대규모 경축행사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가질 예정.
또 8월1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한국에 머물고있는 스위스인들을 위한 축제를 개최하며 스위스 영화순회상영, 스위스 로망드오키스트라 공연, 대한적십자사 현금을 위한 자선쇼 등을 11월중 개최할 예정.
69년 대사관개실, 80년 첫 대사 부임이래 주한스위스공관은 가장 바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스위스가 최근 EC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영세중립국의 위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제여론에 대해 페저린 대사는 『이는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투표를 거쳐 결정할 일이며 현재 EC에 가입돼 있지 않은 EFTA(유럽자유무역연합)회원국과 협의 중』이라고.
현재 한국에는 2백20명의 스위스인이, 스위스에는 3백여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연간 5천∼7천명의 한국인관광객이 스위스를 찾고 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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