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그랜저 2.4 싼타페 2.0 "봄에 뵙겠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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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현대자동차가 인기 차종의 배기량과 가격을 조절한 차량을 선보인다. 다음달 그랜저2.4 모델을 내놓고 상반기 중에는 싼타페에 2.0ℓ 디젤 엔진을 단 모델을 시판키로 했다. 그랜저2.4는 기존 쏘나타2.4의 세타 엔진을 달아 최고 164마력을 낸다. 값은 그랜저2.7보다 200만~300만원 낮을 전망이다. 현대차가 이 모델을 출시키로 한 것은 쏘나타2.4 모델의 판매가 기대에 못 미쳐서다. 또 잘 팔리는 그랜저2.7과 쏘나타2.0 사이의 중간급 모델을 내세워 가라앉은 내수시장을 살려보자는 계산도 있다. 지난해 쏘나타2.4는 1468대가 팔려 전체 쏘나타 판매의 1.5%에 불과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영업 현장에서 수요조사를 한 결과 그랜저2.4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그랜저2.4를 삼성 SM7 2.3의 대항마로도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싼타페2.0은 기존 투싼 디젤에 달린 엔진을 그대로 쓴다. 투싼보다는 가격이 100만~200만원 더 비싸지겠지만 한 단계 고급스러운 차량을 원하는 소비층을 겨냥한 차다. 싼타페2.0은 차체 크기.배기량.가격대가 비슷한 GM대우 윈스톰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대차의 이 같은 포석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현대차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는 역효과가 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그랜저2.4가 그랜저2.7의 판매량을 떨어뜨릴 경우 회사 손익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실제 이 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현대차는 1990년대 말 티뷰론1.5 DOHC를 개발했으나 빛을 못 봤다. 당시 2.0ℓ DOHC가 주력이던 티뷰론에 1.5 DOHC를 달 경우 제품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자 생산을 하지 않았다. 아반떼도 1.5 SOHC 생산에 착수했다가 3대만 만들고 단종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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