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 시설 폭격해야 북한도 태도 달라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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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은 이란의 핵 시설을 공중 폭격해야 한다. 그러면 북한도 달라질 것이다. 유엔의 제재만으로 북한.이란의 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힘을 보여줘야 한다." 네오콘(힘의 외교를 주장하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의 핵심 이론가 가운데 하나인 조슈아 무라브칙(59.사진)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불량국가를 너무 부드럽게 다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불량국가의 폭력적 정치체제를 없애지 않으면 세계에서 테러를 추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함으로써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물러났다. 이제 네오콘은 끝났다고들 하는데.

"이라크전 때문에 네오콘이 비난받는 건 사실이나 우리의 이상과 힘이 사라진 건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고립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라크전이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일부 네오콘의 퇴장과는 관계가 없다. 딕 체니 부통령의 영향력이 줄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백악관을 잘 모른다."

-네오콘 중에서도 부시 대통령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나.

"이라크 상황이 나빠진 건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잘못 관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의 책임은 네오콘 모두가 나눠 가져야 한다. 우리 모두 전쟁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대통령만 욕하는 건 옳지 않다."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미군 증파 계획에 대해 민주당의 반발이 심한데.

"미군을 처음부터 많이 보냈어야 했다. 그런 점에서 럼즈펠드가 잘못했다. 늦었지만 미군을 증파하는 건 맞다. 민주당은 대안도 없이 반대하고 있다."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하면 북한은 현재 추구하는 길의 종착역(핵시설 파괴와 고립)이 어디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북한이든 이란이든 핵을 개발할 땐 제재를 받을 걸 각오했을 것이다. 그러니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핵시설 폭격이 지구상에서 반미(反美)주의를 부추길 수 있지만 그건 핵확산을 막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다."

-한.미 동맹 관계는 어떻게 보나.

"한국 정부는 왜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피를 흘린 미국에 대해 그렇게 적대적인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보면서 놀란 적이 많다."

◆조슈아 무라브칙=1968~73년 청년사회주의자동맹 전국의장을 지냈으나 70년대 말 보수주의자로 바뀌었다. 80년 대선 때 럼즈펠드가 이끈 로널드 레이건 당시 공화당 후보의 선거조직 '자유세계위원회'에 들어가 일했다. 조지타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계정치연구소 겸임교수로 있다. 그가 몸 담고 있는 AEI는 네오콘의 요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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