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어민 대게 보호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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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동해의 주요 어자원인 '대게'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울진군의 대게잡이 어민들은 그물을 놓는 시기를 늦추고 어구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대게 남획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울진군 후포면 소형선박협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오는 20일 대게잡이 어망을 설치하고 다음달 1일 첫 대게잡이에 나서기로 했다. 그물 설치 시기가 지난해보다 5일 늦춰진 것이다.

김해원(53)협회장은 "그물 설치 시기가 늦어지면 그만큼 포획량도 줄어든다"며 "이에 따라 목 좋은 곳을 잡기 위해 벌이는 어민들의 과당 경쟁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어구실명제'도 올해 처음 도입했다. 어망이 설치된 곳의 깃발과 그물에 배의 명칭과 선주의 이름 등을 기록하면 새끼 대게를 잡거나 조업 날짜를 앞당기는 등의 무질서한 포획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영덕군 축산면을 비롯, 강원도의 대게잡이 어민들에게도 대게 보호에 동참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울진군 수산과 김동영(38)씨는 "어민들이 대게 보호를 위해 수산업법 규정보다 조업 시기를 한달 늦춰 12월 1일부터 작업하고 있다"며 "협회의 노력으로 올해는 불법 포획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울진지역 어민들은 지난해 경북 동해안 대게 포획량의 60%가 넘는 3백28t의 어획고를 올려 36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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