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슛 ! 유럽 골네트가 출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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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태권도 돌려차기냐, 아니면 고난도 발리슛이냐.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나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26.인터 밀란)의 골이 화제가 되고 있다. 태권도 유단자인 이브라히모비치는 이날 토리노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토리노 FC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4분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스탄코비치가 중앙선에서 문전으로 길게 찔러준 공을 향해 이브라히모비치가 힘차게 달려갔다. 크게 바운드 된 볼을 향해 훌쩍 점프한 뒤 오른발을 돌려 힘차게 발차기를 했고, 볼은 골키퍼의 다이빙을 피해 왼쪽 네트에 꽂혔다. 유럽 축구전문매체 골닷컴(www.goal.com)은 "이런 골은 특별한 기술과 운동 신경이 조화를 이뤄야만 나올 수 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태권도를 연마한 선수이기 때문에 이런 슛을 구사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태권도연맹의 안젤로 지토 사무국장도 "태권도 공중 돌려차기를 응용한 슛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가 태권도를 배우지 않았다면 도저히 그런 골을 넣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는 별로 감동을 받지 않았다. '태권도 골'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그게 무슨 돌려차기냐" "1998년 4월 잠실 한.일전에서 보여준 황선홍의 가위차기 정도는 돼야 태권도 골이라 할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에서 완벽한 '태권도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이탈리아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그는 후반 추가시간에 신기의 뒤돌려차기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당시 그는 "태권도의 기술을 그대로 구사했다"고 말했고, 유럽 언론은 이를 '태권도 골'이라고 명명했다.

정영재 기자

◆이브라히모비치는=스웨덴이 자랑하는 골잡이. 고향인 말뫼에서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연마한 유단자다. 1m92cm, 84kg의 건장한 체격의 그는 2002, 2006월드컵 본선에서 스웨덴 대표팀의 주공격수로 활약했다. 아약스(네덜란드),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올 시즌 인터 밀란으로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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