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24시간편의점」노린다(유통시장 개방 무엇이 문제인가: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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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 슈퍼마킷·백화점 상륙 채비/국내업체선 「다점포화」에 주력
유통시장개방을 코앞에 두고 있는 국내업계의 처지는 실로 난감하다.
상당수의 국내 유통업체가 그저 안일하게 대하고 있다.
외국 유통업계가 들어온다 해도 정부가 허용한 3백30평규모 10개의 점포로 어떻게 국내유통시장을 잠식할 수 있느냐며 마음을 턱 놓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7월의 2단계 개방보다는 93년께로 예상되는 완전개방에 맞춰 본격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이미 미쓰코시·다카시마야 등 일본의 대형백화점 지사 2곳이 설치됐고 세이유·다이에이 등 8개 대형 슈퍼마킷의 지사도 들어섰다. 또 일본 슈퍼연합사무소와 일본슈퍼 4사 연합사무소도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아직 어느 곳도 국내진출 의사를 공식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당장 7월이면 슈퍼마킷시장의 국내진출이 가능한 점으로 볼 때 일본업계의 기민한 대응을 실감케 해준다.
6조원(한국슈퍼체인협회추정)에 이르는 국내 슈퍼마킷시장의 경영·판매기법 등을 비교해보면 일본업체들로서는 군침나는 시장임에 틀림없다.
그들에게는 한국부동산에 대한 매력도 떨쳐버릴 수 없다는게 국내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현재로선 외국인토지법에 따른 부동산취득의 장벽이 있지만 재일교포나 국내합작선을 통한 부동산취득의 길은 충분히 열려 있다.
미국이나 유럽쪽 유통업체들은 아직 수면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한국백화점협회 조용진 대리의 설명이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업체들은 일본업체가 슈퍼마킷체인의 진출을 노리는데 비해 새로운 형태의 유통체제인 24시간 편의점(CVS) 사업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국내업체와 제휴관계로 진출해있는 6개의 CVS업체중 사우스랜드 및 서클K 등 4개사가 미국업체인데 국내업체와의 계약기간 만료 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직판매장을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 그것말고도 몇몇 유럽업체들이 한국진출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유통업체들의 이같은 대한 진출 움직임에 대해 국내 유통업계는 일부 대형백화점만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을 뿐 별다른 정보조차 갖고 있지 못한 상태다.
1만3천개의 가맹점포를 갖고 있는 한국슈퍼체인협회는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일본슈퍼체인업계의 동향파악조차 안되어 있다.
정부 역시 국내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마련에 소홀하다. 백화점협회측은 관련업체들이 땅을 구입해 점포를 여는데 필요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백화점 보다 값싼 제품을 파는 대중양판점(GMS)을 94년까지 수도권지역에 3∼5곳 신설,해외유통업체와의 차별화를 계획하고 있다.
신세계는 건축중인 종로화신점을 비롯,강남터미널,대전역사 등의 신규점포 증설과 함께 지방백화점과의 경영제휴를 통해 완벽한 유통망을 다져놓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획상품의 공동개발은 물론 CD카드의 공동사용 등 해외유통업체들이 손대기 힘든 부분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롯데 역시 대구역 백화점을 비롯,부산에 대형 호텔과 백화점을 함께 짓는 등 다점포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자나 자동차업종 등에 비해 덜 체계화·조직화되어 있는 국내유통업계는 대부분이 별다른 준비도 없이 유통시장 개방을 맞이하고 있다.<이연홍기자><끝>PN J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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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B05
BL 593
TI 해외 증시 동향
TX ◎뉴욕,당분간 조정국면 이어져/런던 「금리인하」후 오히려 하락
뉴욕증시는 상승에너지 축적을 위한 조정국면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지수도 지난주처럼 2천9백선을 넘나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과 최근 이어지는 정부채 차환발행이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으나 내달중에는 조정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동경증시는 최근의 주가하락에 따른 반발매수 외에는 특별히 기대할만한 재료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본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해지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많다.
영국증시는 기대됐던 금리인하(기준 대출금리가 연 12→11.5%)가 지난 금요일 단행됐으나 인하폭이 작아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어쨌든 그동안 장을 지탱해온 금리인하 재료가 노출됨으로써 당분간 런던증시는 뉴욕증시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증시는 고객예탁금의 지속적인 감소와 장을 부추길만한 재료가 없어 지난주 내내 하락행진을 멈추지 못했다.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인식과 1·4분기 성장내용의 건실화 등이 긍정적으로 비춰지고는 있으나 증시자금 사정 악화가 여전히 걸리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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