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1년 차에 '이달의 선수'로 첫 상 탄 우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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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프로농구 모비스의 우지원(34.사진)이 프로 데뷔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상을 탔다. 프로농구연맹(KBL)은 4일 "우지원이 기자단 유효 투표수 75표 가운데 34표를 얻어 '12월의 선수'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첫 '이달의 선수' 타이틀일 뿐 아니라 프로 경력을 통틀어서도 처음으로 받은 상이다. 우지원은 2003~2004시즌 3점슛 부문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소속 팀의 '기록 몰아주기'가 도를 넘자 KBL은 "기록은 남기되 상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변신이 아닌 발전

모비스는 시즌 초반 핵심인 크리스 윌리엄스가 다쳐 1라운드에 4승5패로 부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주전 가드 양동근이 아시안게임 대표로 차출됐다. 팀은 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우지원이 협력 플레이와 리바운드에 집중하면서 11월 하순부터 무섭게 살아났다.

"2라운드 들어 윌리엄스의 경기력이 회복됐지만, 지나치게 한 선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동근이 몫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지원은 무엇보다 리바운드에 큰 신경을 썼다. "외국인 선수가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리바운드를 잡아줄 국내 선수가 필요했다."

우지원은 올 시즌 경기당 3.4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은 1.9개였다. 득점도 두 자릿수(10.04점)를 유지했다.

"마당쇠로 변신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궂은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가 보다. 변신이라기보다는 경기 전체를 보는 눈이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KT&G 주희정(右)이 LG 민렌드(左)와 이현민에게 집중 수비를 당하고 있다. 3점슛 6개를 터뜨린 주희정은 이날 팀 승리의 주역이었다. [창원=연합뉴스]

모비스는 2라운드 7승2패, 3라운드 8승1패로 단독 선두(19승8패)를 달리고 있다.

▶식스맨상이 목표

우지원은 아마추어인 농구대잔치 시절에는 상을 많이 탔다. 신인상도 탔고 득점왕에도 올랐다. 그래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최근 상황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우지원은 경기당 평균 8분 남짓을 뛰었다. 1~2분을 뛴 적도 있다. 괴로웠고 섭섭했다. 은퇴까지 생각했다. 그때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아는 사람만 만나면 "가장 고마운 선수는 우지원"이라고 말했다. 스타 플레이어 티를 내지 않고 감독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우지원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중간에 출전하는 선수"라고 당당히 말한다. "식스맨 상이 목표"라는 그는 "목표에 3분의 1쯤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4일 창원에서 열린 2006~2007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KT&G가 89-77로 LG를 꺾고 8위에서 공동 6위로 올라섰다. KT&G 주희정(18득점)은 3점슛 6개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득점 3위 단테 존스(24득점)와 국내 선수 득점 1위 양희승(11득점)도 변함없이 맹활약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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