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손님 “왔다… 잤다… 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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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따뜻하게 맞아 아쉬움속 환송/신혼부부등 “고르비” 외치며 손 흔들어/제주 현지 표정
【제주=특별취재반】 19일밤 도착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을 맞은 제주도는 섬전체가 환영분위기에 휩싸여 주민들과 여행중인 신혼부부들이 공항·연도에 나와 양국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등 축제를 벌인듯 했다.
○…19일 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1시간38분이나 늦어졌는데도 공항에서 회담장인 호텔신라로 향하는 연도에는 많은 시민들이 나와 환영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자 때마침 공항에 나와있던 1백여명의 관광객들은 환영행사장(구청사)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신청사 2층으로 올라가 손을 흔들며 환호.
공항입구∼해태동산∼노형검문소∼제주간호보건전문대에 이르는 시내 도로변에도 시민 1천여명이 나와 고르바초프 일행에 손을 흔들며 따뜻이 맞았다.
○…제주 도민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당초 4∼5시간의 체류일정을 바꿔 1박 하게됨에 따라 제주도가 국제적 관광지로 크게 부각되길 기대하는 모습.
도민들은 특히 고르바초프 수행원들이 관광명소인 중문단지 외에도 서귀포시 KAL호텔,제주시내 컨트리호텔·로열호텔 등 도내 곳곳에서 묵게됨에 따라 19일 오후,20일 오전 동네주변을 자발적으로 청소하느라 분주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공항 도착이 지연됨에 따라 자연히 공항의 차량통제 시간도 연장돼 관광객·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우리측 경호팀은 당초 도착예정시간인 오후 8시에 맞춰 오후 7시부터 공항의 차량진입을 통제했으며 환영행사를 마치고 숙소로 출발한뒤 오후 10시쯤에야 통제를 해제.
이에 따라 시민·관광객들은 공항으로 드나들기 위해 공항 진입로터리에서부터 5백여m∼1㎞를 걸어야 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전용기를 몰고 한국땅에 첫발을 내디딘 아나톨리 이바노비치 베셀로프 기장(41)은 『기상상태가 좋아 비행이 순조로웠다』며 『한소관계도 이처럼 잘 풀리기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
○…한소 정상회담 저지를 위해 연일 시위를 계속해온 제주지역 대학생들이 20일 오후 1시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이한시간에 맞춰 공항·시내에서 가투를 벌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찰은 지·파출소외에 임시검문소를 곳곳에 설치,검문·검색을 강화.
경찰은 특히 대학생들이 관광객·신혼부부 등으로 위장,시내에서 공항으로 잠입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공항 출입자에 대한 검문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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