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정책 홍보 급하다/이 상공장관 왜 미국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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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투자·기술협력 등 새차원 경협모색/농산물등 중심 미측 압력 여전할 듯
이봉서 상공부장관이 20일부터 28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미통상관계를 논의한다.
모스배커 미 상무장관의 방한에 대한 답방형식을 띤 이번 미국 순방에서 이장관은 우리 정부의 개방정책에 대한 의지와 통상현안 해결노력을 미 행정부·의회·업계·언론 등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장관은 특히 모스배커 장관,칼라 힐스 무역대표부 대표와 만나 한미무역불균형이 개선돼 가고 있으며 양국관계가 상품교역에서 투자·기술협력 등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경제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우루과이라운드의 성공적 타결을 위한 양국의 협력방안과 쿠웨이트 복구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방안도 논의한다.
이번 방문에서 이장관이 미국측과 구체적으로 협상할 특별한 통상현안은 없다.
지난해 악화일로를 걸었던 한미 통상관계가 올들어 차츰 개선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쇠고기가 수입될 수 있도록한 동시매매입찰제도의 시행,전기용품에 대한 형식승인요건의 완화,메리오트 기내식공장 설립,해바라기씨유 관세율의 인하 등이 그것이다.
미국측이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지적소유권 분야에서도 우리 정부가 올해안에 반도체칩보호법·영업비밀보호법 등을 입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측의 시장개방압력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측의 시장개방을 계속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미국은 자국의 경쟁력 있는 「생존산업」으로 농산물·서비스·첨단산업 등을 꼽고 있다.
따라서 이들 분야에 대한 개방압력은 더욱 집요해질 것이다. 현재 미해결된 통상현안의 대부분이 이들 부문에 집중돼 있다.
해운분야에서도 육로수송 개방을 요구하면서 미 해사위원회가 불공정판정을 내리는등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해 간여하는 구조조정 협의단계에까지 통상문제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일본사이의 구조조정협의가 앞으로 2∼3년뒤에는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부문에서는 이미 미국측이 정부정책에 간여하는 구조조정 협의단계에 와있다.
미국은 우리측에 금리자유화·외국은행 국내지점의 국내은행간 콜시장 참여·신용카드사용한도 제한완화 등 금융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기관이 한국 금융제도의 틀안에서 국내 금융기관과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내국인 대우를 해달라는게 그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기회의 균등」이 아닌 시장점유율등 「결과의 평등」까지 요구하려 들고 있다.
그동안 한미통상관계가 불편했던 것은 우리의 대응이 서투른 탓도 있지만 시장개방노력이 미국측에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점에도 원인이 있다.
이에 따라 이장관 일행은 지난달 주한 미상공회의소가 요구했던 시장개방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국민 홍보유인물까지 미국에 들고가 의회·언론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한편 이장관 일행은 미국 방문후 2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캐나다통상회담을 열고 소련·중국 등 제3국에 대한 공동진출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장관 일행 주요일정<미국> ▲22일=워싱턴포스트지 회견,모스배커 상무장관·로버트 포터 미 대통령 경제정책특별보좌관 면담 ▲23일=칼라 힐스 면담,마이클 보스킨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 면담 ▲24일=미 상의주최 오찬연설,존 댄포스 미 상원 재무위의원·필립 크레인 미 하원의원 면담<캐나다> ▲29일=한·캐나다 통상장관회담 ▲30일=멀로니 캐나다 총리 예방.<길진현기자>
◇한미 양국의 통상현안
●계속협의 사항
분 야 내 용
담 배 담배소비세제(갑당 360원) 개편
화장품 소매업 개방·품질검사제도 개선
의약품 수입 의약품 보험환불제도 시행요구
금 융 연지급 수입제도·외화대부제도 개선·금리
인하·콜시장 통합
관세·통관및 검역 초컬릿 관세인하 건포도·호두 등 수입허용
해 운 부두사용 허가규제 완화·육로수송 허용
●미국의 긍정평가 분야
분 야 내 용
통 신 통신서비스시장 개방
유 통 소매유통업 개방
지적소유권 반도체칩보호법등 입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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