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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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최근 중풍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식생활 향상으로 영양이 풍부해 짐에 따라 비만해지고 있으나 편리한 생활로 운동량은 줄어 혈액 순환이 저해되며 좋지 않은 환경과 여러 방면으로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사회구조상의변화로 그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중풍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망 원인 중의 하나며 심장병·악성 종양과 함께 성인의 3대 사망원인에 속하고 있다.
최근 중풍이 심장 및 맥관계 질환·고혈압·저혈압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있지만 이같은 질환이 있어도 이것을 발현시키는 유발원인이 없다면 잠재된 상태로 정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는「풍을 맞았다」「바람맞았다」또는「풍이 들었다」하며 중풍을 표현하고 잇다. 여기서「중」이라는 것은「입」,즉「들어온다」와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풍이 체내에 들어왔다』는 뜻이라 하겠다.
재미있는 현상은 왜 중풍이라고 부르느냐 하는 것인데 중풍에 걸린 환자들의 증상이 풍이 지니고 있는 속성으로 나타나는 현상과 같기 때문이다.
자연계에는 육기(풍·한·서·습·조·화)라고 하는 6가지의 정상적인 기후변화 현상이 있다. 이런 육기에 갑작스런 이상변화가 있거나 인체내의 저항력이 저하됐을 때는 육음(6가지 나쁜 기운)이라고 하는 발병 인자로 되어 인체에 침범해 질병을 발생케 한다.
풍은 진중풍(외부의 풍사에 의해·발병)과 유중풍(화·기·담등 의 원인으로 발병)으로 구분하는데 풍의 속성은 다음 몇가지로 대별된다.
첫째, 풍은 항상 정착하지 않아서 위로 올라가며 밖으로 향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양사(양의 성질을 갖는 나쁜 기운)라고도 했다. 따라서 풍사의 침입이 인체 상부(두부)와 주리(체표면)를 상하게 해 땀이 나고 악풍(바람을 싫어함)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둘째, 풍은 선행이수변이라 해서 발병이 변화무쌍하고 신속한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졸연혼도(갑작스레 졸도함), 인사불성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풍사는 동요부정(움직이며 가만히 있지 못함)한 특성으로 임상에서 나타나는 어지러움·떨림·사지가 움츠러듦·목이 뻣뻣한 증상 등이 풍으로 인한 것이다. 이형구<경희대 한방병원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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