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 종식 노력 거부한 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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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축소·왜곡 전시로 물의를 빚고 있는「반 아파르트헤이트 전」(21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 과 관련, 17일 오후 예술극장 한마당에서 화가·평론가·문인 등·1백여 명이 참석한가운데「반 아파르트헤이트 전 왜곡사태에 대한 예술인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반 아파르트헤이트 전 전시 왜곡 및 예술탄압 공동 대회 위원회 준비위원회」 는 성명서를 통해 ▲왜곡된「반 아파르트헤이트 전」을 즉각 중단하고 원상 복원하여 다시 개최할 것 ▲예술의 전당은 사태의 경위와 진상을 공개 해명하고 조경희 이사장은 즉각 사퇴할 것 ▲이어령 문화부 장관은 국민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또「세계 예술가·지식인 1백 명에게 보내는 서한」을 작성, 서명을 받을 예정이며 김윤수·김지하·안성기씨 등 국내 문화 예술인 20명이 서명했다.
이날 규탄대회는 35점의 작품이 잔혹하다는 이유로 전시되지 않은 사건의 경위 설명에 이어 성명서가 낭독되었으며「반 아파르트헤이트 한국 전시회의 의미와 전시 왜곡사태를 보는 시각」(미술평론가 성완경),「전시 상황에 대한 슬라이드 상영 및 설명」(미술평론가 윤범모) 등을 통해 왜곡사태에 항의했다.
이 대회에는 또「반 아파르트헤이트 전」의 출품작가인 네덜란드 출신의 조각가 마크 브뤼스씨가 참석,『예술의 전당의 검열에 의해 많은 작품들이 전시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밝히고『예술의 전당의 조치는 모든 출품자들과 전시 조직 자들에 대한 중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을 종식시키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 대한 직접적 보이코트』라는 내용의 자필 항의문을 남독하기도 했다.
한편 민예총의 민족 미술 협의회도 이날 전시왜곡 사태에 항의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한편 이 사태와 관련, 이 전시회를 조직해 세계 10여 개국에서 순회 전을 열고 있는「세계 반 아파르트헤이트 미술가 협회」의 간사 샹달 보네씨가 18일 내한, 경위를 조사하고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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