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구씨 2년만에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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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중견화가 윤동구씨(39)가 2년만에 개인전을 15일부터 27일까지 모인 화랑(739-9291)·인공갤러리(763-5518)등 두 곳에서 동시에 갖는다.
모인 화랑에서는 평면작업을, 인공 갤러리에서는 입체작업을 선보인다.
윤씨는 그의 작업에 시간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그가 평면작품에 사용한 밀랍·콜타르는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변모해 당초의 완성단계에서 벗어나 퇴적의 흔적을 드러내 보인다.
이는 단순한 변질이나 퇴락이 아니라 작품 스스로의 완성으로서 연륜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화면을 검은색과 황금색의 기하학적 패턴으로 분할, 삶과 죽음의 개념을 은유적으로 대비시킨다. 황금색이 상징하는 삶과 검은색이 상징하는 죽음의 이미지는 지글지글 녹아 흐르는 듯한 마티에르와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윤씨는 인공 갤러리의 이색적인 입체작업에서도 이같은 시간 개념과 삶과 죽음의 문제를 펼쳐 보인다.
그는 박제된 말에 밀랍을 칠하고 주변에 수십 개의 촛불을 밝힘으로써 말의 삶과 죽음을 신비로운 제의로 투사한다.
윤보선 전 대통령의 막내아들이기도 한 윤씨는 미국 로드 아일랜드미술학교를 졸업한 뒤 4년 전 귀국, 현재 고려대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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