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내가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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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신문 사진기자에게 폭행을 가했다 해서 물의를 빚고 있는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10일 자신의 홈페이지(www.bk51.com)에 해명의 글을 올렸다.

김병현은 A4 용지 네댓장 분량의 긴 글에서 '사진기자와의 충돌'(본지 11월 10일자 종합 8면)을 비롯, '보스턴 홈 관중에 대한 손가락 욕설 파문'과 '두번째 관중 모독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고 개인적인 심경을 피력했다.

김병현은 '사진기자와의 충돌'에 대해 "그 기자분은 처음 봤는데 '너'라는 말을 했다"며 "신분을 밝히지도 않았고, (사진을 찍을 때)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찍지 말라고 하자 그 기자분이 '사람 치겠다. 폭행까지 하네'라고 말해 때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으나 차마 그럴 순 없었고, 승강이 끝에 카메라를 빼앗아 집어던졌다"고 덧붙였다.

'손가락 욕설 파문'에 대해서는 "너희들의 야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생각에 본능적으로 (나도 모르게)손가락이 올라갔다"며 "(충격과 허탈감이 큰 상태이긴 했지만)분명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두번째 관중 모독 사건'에 대해서는 "오클랜드 팬이 '너, 손가락 잘 있느냐?'고 묻길래 '이거 말하는 거냐'라며 손가락을 들어 올렸는데 현지 언론이 두번째 관중 모독 사건으로 몰아갔다"고 밝혔다.

김병현의 해명에는 자신이 처했던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있으나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거의 없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내성적인 성격에다 영어가 서투르고 미국 문화에 순조롭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김병현이 관중이나 언론을 상대할 때 과도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고, 공인(公人)으로서 희생해야 할 부분에 인색한 측면이 분명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1일부터 단장회의가 열린다. 본격적인 스토브리그의 시작이다. 김병현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한편 스포츠신문 굿데이의 사진기자 이건(29)씨는 10일 김병현을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씨는 "고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김선수가 에이전트를 통해 '자작극'이라는 등의 주장을 해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소한다"고 말했다.

윤창희.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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