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장 '개점 휴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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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소강상태다.

대기매수세들은 반값 아파트 공급 및 분양가 상한제 확대 등에 따라 향후 집값이 내릴 것으로 기대하며 매수타이밍을 늦추고 있다. 반면 집주인들은 내년 봄 이사철에 집값이 한차례 더 뛸 것으로 예상하며 호가를 내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도ㆍ매수희망가간의 차이만 더 벌어지고 거래는 뚝 끊겼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36% 올라 지난주(0.54%)보다 주간상승률이 0.18%포인트 낮아졌다. 일반 아파트가 0.43% 올랐고 재건축 아파트는 0.13%의 상승률을 보이며 강보합세에 그쳤다. 이번 주 역시 대형 아파트(0.16%)보다는 중형(0.38%)과 소형(0.37%)이 더 많이 올랐다.

지역별로는 은평구(1.35%), 도봉구(1.24%), 강북구(1.15%), 노원구(1.03%), 마포구(0.64%) 등 강북지역 아파트값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은평구 응암동 사랑공인(02-354-8700) 최윤산 사장은 “응암동 일대가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면서 기존 아파트 호가도 강세”라고 전했다.

이에 반해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구(0.19%), 강동구(0.19%), 양천구(0.11), 송파구(0.11%) 등은 안정세가 뚜렷하다.
송파구 문정동 롯데공인(02-448-4600) 김성현 사장은 “올 가을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이 다 소화된 이후 관망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수도권도 ‘거래중단’…인천 지역만 매기 돌아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30% 올라 지난 주(0.76%)에 비해 오름폭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올 가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0.02% 오르는데 그쳤다.

외곽지역인 의정부시(0.89%), 화성시(0.65%), 시흥시(0.60%), 광주시(0.51%), 남양주시(0.44%) 등의 오름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호가 위주의 상승세고 실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시흥시 정왕동 한일부동산 (031-433-2800) 이영수 사장은 “시흥 지역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이달 중순까지도 거래가 꾸준히 이뤄졌으나 최근 들어 관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시 토평동 K공인 관계자는 “토평지구 일대는 올 들어 워낙 많이 오른 상태라 대기매수세들이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고 매입 여부를 결정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9월 말 이후 매주 1.00% 이상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던 수도권 재건축 시장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재건축 시장을 주도했던 과천 재건축 아파트값은 0.13% 내리며 약세로 돌아섰다. 과천시 중앙동 D공인 대표는 “매도ㆍ매수희망가 차이가 최고 2억원 이상 벌어진 상태에서 매수자들이 원하는 가격으로 한 두 건 거래되다 보니 시세가 내림세로 조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5개 신도시는 이번 주 0.32%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당 0.46%, 일산 0.27%, 평촌 0.25%, 중동 0.22% 등이 상승세를 보였고 산본은 보합세(0.00%)를 나타냈다.

인천(0.59%)은 부평구(0.92%)와 남구 (0.70%)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부평구 청천동 부동산가이드(032-502-3033) 박숙원 사장은 “청천동 일대는 재개발 예정지가 많고 그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커 기존 아파트도 인기”라며 “대기매수세들이 많아 매물이 나오면 쉽게 거래가 된다”고 전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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