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2일 방한하는 카자흐스탄 대통령 나자르바예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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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12일부터 2박3일 동안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방한(訪韓)에 앞서 모스크바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서면 인터뷰를 갖고 이번 방문의 목적과 양국간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방한 목적은.

"한국은 카자흐스탄의 주요 투자 및 교역 파트너다. 최근 10년 사이 한국은 카자흐스탄에 16억달러(약 1조8천8백억원)를 투자했다. 양국 교역 규모도 줄기차게 늘고 있다. 올해 전반기 상품거래 규모는 87%나 성장했다. 앞으로 천연자원 개발, 원자력, 통신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포함한 국제 현안도 논의할 것이다."

-카스피해 유전 개발을 위한 외국 투자현황은.

"카자흐스탄은 세계 10대 석유.가스 보유국이다. 현재 확인된 매장량만 석유가 28억t, 천연가스가 1조8천억㎥다. 카스피해 유전 개발을 위해 외국 기업들과 향후 25년간 1천억달러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지금도 여전히 더 많은 외국 투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한국 기업이 카자흐스탄 석유.가스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은.

"양국은 이미 '천연자원 공동 개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에너지공동위원회도 만들었다. 현재 한국 정부 주도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카스피해 유전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공개 입찰이 있을 것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컨소시엄 중에서도 최첨단 기술을 갖춘 것뿐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참여 비율을 높이고 해당 지역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가진 외국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이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있어 협력 가능성은 크다."

-카스피해 분할 문제에 대한 카자흐스탄 정부 입장은.

"연안국 해안선 길이의 비율에 따라 수자원이 분배돼야 한다는 국제법의 기본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란 측이 내세우는 '5개 연안국 간 20%씩 균등 배분'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현재 타지키스탄도 이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이미 카스피해 북부 해저 분할에 관한 상호 합의에 도달했다.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도 카스피해 해저 분할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두 강대국과의 협력 전망은.

"카자흐스탄은 다자협력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야만 안보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국가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수세기에 걸쳐 맹방이었으며, 지금도 가장 중요한 교역 파트너다. 러시아와의 교역은 카자흐스탄 전체 무역의 30%를 차지한다. 미국과는 전략적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맺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토착 한국인(고려인)이 많이 살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1백여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 당연히 민족간 합의는 국가 정책의 1순위다. 국가기구인 '민족회의'가 이 문제를 관장한다. 현재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고려인 수는 10만명 정도다. 이들은 독자적 문화와 전통을 유지하며 카자흐스탄의 정치.경제.사회 활동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나자르바예프는

1940년 출생

69년 공산당 지방조직 입당

89년 카자흐스탄 공산당 중앙위 제1서기

90년 카자흐스탄 최고회의 의장

91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

95년 대선에서 대통령 재선

99년 〃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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