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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이형구<경희대 한방병원 진료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피로는 특별한 질환 없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보통은 만성, 혹은 소모성 질환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므로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이 같은 질환의 대표적인 것이 폐결핵이다.
김 모씨(43·주부)는 평소 별 질환 없이 생활해 오고 있었으나 요즈음에 와서 소 화가 잘 안되고 가슴도 두근거리며 저녁에는 이상하게 땀이 자주 나서 병원을 찾아갔다는 것이다.
진찰결과 결핵이 의심된다며 엑스레이 등의 정밀검사를 해본 결과 비 활동성 결핵으로 판명되었는데 한약으로 치료할 수 없느냐며 내게 찾아왔다.
또 다른 환자인 권 모씨(48·사업)가 얼마 전에 진찰실에 들어서는데 얼굴이 전체적으로 약간씩 벌겋고 몸이 많이 수척한 편이었다. 얼핏 보기에도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구나 싶었다. 최근에는 몹시 피곤하며 오후에는 상열 감이 있고 잠자리에서는 식은땀이 많이 난다고 했다. 가래도 많이 나오고 아침저녁으로 기침이 자주 나며 가끔씩 피가 섞인 가래가 동반된다고 했다. 검사결과 활동성 폐결핵으로 3개월 째 약을 복용중인데 친척이 결핵에는 몸을 보해야 한다고 해서 찾았다고 한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감염으로 기 혈이 미정(충만하지 못함)한 유아에게서나 위기(저항력)가 약한 사람에게 쉽게 감염된다.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으나 점차 진행되면 피로감·식욕부진·체중감소·불안감 등 이 나타나며 만성으로 진행되면서 미열·식은땀·소화장애 등이 심해진다. 호흡기 증상으로는 기침·객담·객혈, 때로는 흉통이 나타난다.
어떤 질환도 마찬가지겠지만 결핵도 초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방에서의 치료 방법은 토(비) 생금(폐)하는 상 생의 작용원리에 따라 자음강화(부족한 폐의 음기를 보하고 경미한 허 화를 내려 줌)하고 건비·보비 시켜서 소화기작용을 도와줌으로써 잘 먹고자 하는 의욕을 높여 주고 있다. 실제로 한방 병원을 찾았던 여러 형태의 결핵환자에게 적절한 결핵약제 복용과 함께 이 같은 치료방법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치료의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폐결핵의 치료원칙이 자음 강화하는 것인 만큼 허 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색 등은 절대 조심해야 할 사항이며 담배도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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