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억굴려 부자 되기 ④] 반도체·조선·건설株 주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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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2007년에 1억원을 들고서,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먼저 시장부터 한번 살펴보자. 2007년 주식시장은 아마 3개의 큰 화두(話頭) 속에서 진행될 것이다. 우선 우리 경제의 장기 그림을 살펴 봐야 한다. 이르면 2007년에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을 것이다.

따라서 선진국이 그 수준에서 겪었던 여러 가지 경제적 특징이 나타날 전망이다. 낮은 성장, 내수 의존도 증가, 시장 중심의 경제 운용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점은 일면 긍정적 요인도 내포하고 있는데, 소득 증가에 따른 내수 확대가 적정 수준의 성장을 이루는 토대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초점은 경기회복. 2006년 시작된 경기 둔화는 2007년 상반기, 더 짧게는 2007년 1분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순환에 따른 주가 등락이 과거보다 줄었다 해도 경기가 재차 확장 국면에 들어갈 경우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2006년은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기’였다. 2006년 상반기까지는 선진국 금리 인상이 경기에 미칠 악영향에 투자자들이 부심했었고,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2007년은 국내외 경기 모두 연착륙 이후 확장 국면에 재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경제의 경우 인도·중국 등 신흥 공업국 경제가 고성장을 유지하고, EU와 일본의 확장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경제의 축이 다원화됨에 따라 과거보다 경기 둔화를 이기는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주택 경기가 모기지 제도와 낮은 모기지 금리, 인구 확장 등으로 가격의 큰 폭 하락 없이 상반기에 조정을 마무리하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 세계경제는 1분기 중에 조정을 끝낼 것이다.

마지막은 유동성 확대. 2006년 상반기에 각국이 금리 인상에 동참하면서 이머징 마켓이 타격을 받았다. 2007년에 인플레 압력이 현저히 둔화되고,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확대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유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도가 줄지 않을 것이다. 외국인 매도는 유동성보다는, 한국 시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매력도가 낮아지는 요인이 생길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2007년 주식시장 전망 = 단적으로 말해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 연중 주가 폭은 1300~1650P로 예상하고 있다. 주가가 상승해도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 참고로 2006년 6월 이전과 이후의 주가 동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6월 이전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누적 효과가 한꺼번에 반영되는 과정이었던 반면, 6월 이후는 정상적인 이익 증가를 가정한 움직임이었다.

따라서 2007년 주가 상승 속도는 2006년 6월 이후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물론 2007년에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다소 상승선 기울기가 급해질 수 있지만 기본적인 형태는 2006년 6월 이후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주도주 부재도 특징이다. 과거 우리 시장에도 특정 업종이나 종목이 일방적으로 독주하던 때가 있었다. 1986~89년에는 금융주가 주역이었는데 증자를 감안할 때 은행주는 이 3년 동안 80배, 증권과 보험이 각각 100배와 120배 상승했다.

1993년에는 업종 대표주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초로 블루칩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업종 대표주는 개념의 확대와 축소를 거치면서 2004년까지 11년 동안 꾸준히 올라 삼성전자 20배, SK텔레콤은 50배의 상승을 기록했다.

2007년에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2007년에는 상대적 측면에서 강세를 보이는 주식은 있어도 절대 강자는 없을 것이다. 반도체나 내수 관련주가 다른 주식과 비교해 상승률이 높을 수 있지만 1980년대 중후반처럼 몇십 배씩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종목별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시세를 내는 종목이 나올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별 종목의 문제일 뿐 주도주와는 무관하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현 시장에서 신개념의 주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후반 트로이카(금융·건설·무역)의 경우 금융은 경상수지 흑자에 따라 금융 자산이 축적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역과 건설은 남북관계 개선이 상승 요인이었다.

2007년 증시의 또 다른 특징은 낮은 성장성이다. 2000년에는 인터넷 관련 IT 주식이 상승한 것이 돋보이는데, 그 당시 성장성으로 주목받은 주식은 지속성은 짧지만 상승률이 높은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높은 성장을 구가할 업종이나 섹터를 찾기 힘들다.

◇업종 대표주와 가치주에‘관심’ = 2007년에 투자할 만한 종목을 꼽아 보면 우선 업종 대표주를 들 수 있다. 이 종목들은 2006년에 지지부진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초점인 것만은 사실이다. 2007년 업종 대표주가 상승한다면, 그 이유는 이익의 안정적인 성장에 있다. 업종 대표주는 어떤 주식보다 이런 측면에서 뛰어나다.

또 하나는 가치주다. 가치라고 하는 개념이 워낙 방대해 획일적으로 정의하기 힘들지만 편의상 시장점유율, 부동산, 축적된 이익 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05년의 주가 재평가는 이익에 대한 재평가였다. 2004년 이전의 몇 년간 축적된 이익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않았던 종목이 표적이 됐고, 해당 주식은 그만큼 주가도 올랐다.

시장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산에 대한 재평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시장의 성격이 진화된 데는 경제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한 해 내내 경기가 후퇴했고, 부동산 가치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면서 시장이 이 부분에 대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익에 대한 재평가가 1년 가까이 진행됐던 것처럼 자산에 대한 재평가도 단기에 그치지 않는다. 따라서 상당 기간 장부가 이상의 가치를 지닌 부동산을 갖고 있는 회사나 시장점유율 1위 기업 등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다.

물론 자산에 대한 재평가는 이익에 대한 재평가만큼 광범위한 형태로 이뤄질 수 없는 게 한계다. 이익은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단순하고 표면화돼 있는 반면 자산에 대한 평가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게 약점이다. 이 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산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계속될 것이다.

업종별로 반도체와 조선·건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는 윈도 비스타 출시 및 선주문 효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다는 점에서, 조선은 저가 수주 물량이 대부분 소진된 후 상대적 고가 수주 물량의 인도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각각 주목해야 한다.

건설은 십수 년 만에 해외 건설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는 하이닉스·현대중공업·현대오토넷·대우건설·대우증권 등 다섯 종목을 꼽고 싶다. 먼저 하이닉스의 경우 순수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D램 가격 급등과 낸드 플래시 가격 반등의 최대 수혜주로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2006년 한때 4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는데 현재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업황과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2007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조선부문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경쟁력 약화 요인이었던 해양설비 부문이 강화되고 있는 게 눈에 띈다. 중동에서 대규모의 해양 설비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현대오토넷은 2006년 하반기 실적보다는 2007년 이후의 성장에 더 주목을 해야 한다. 현대차그룹과 관련된 성장이란 게 특징이다. 2006년 본텍 합병 효과에 이어 2007년 현대차그룹의 유럽 수출용 카오디오 사업이 본격화되고, 2008년부터 차종 모델이 바뀌는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외에 대우건설은 해외 건설 호전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한 후 배당투자수익률이 높아지는 점이 매력적이다.

◇1억원을 직접투자 한다면=업종 간 투자 비중을 먼저 고려하라고 말을 하고 싶다. 현재 반도체는 한국 주식시장을 끌고 가는 견인차다. 당연히 비중도 크게 해야 하는데, 만일 직접투자를 한다면 전체 중에서 50% 정도를 반도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건설과 조선은 업종 경기가 좋지만 상대적으로 주가도 높은 점을 고려해 보자.

각각 30%와 20%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이들 3개 업종 외에는, 개별 종목별로 매수를 고려해 보는 게 좋을 듯싶다. 금융주로는 대우증권과 삼성화재를 권하고 싶다. 대우증권은 금융업종 중 향후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대표적인 증권회사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고령화 사회를 맞아 보험업의 장기 성장이 예상돼서다. 기업 분석을 한 뒤 이 같은 가치주를 발견했다면 장기 투자로 이어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터치센터장
[jwlee@koreastock.co.kr]

[2007년 1억 굴려 부자되기]

①아파트-저평가된 아파트 노려라
②토지-농지에서 '금맥'을 캔다
③상가-초보자에겐 '지뢰밭'
④주식-가치주를 노려라
⑤펀드-옛날 묻지 말고 10년 후를 보라
⑥채권- '꿩 먹고 알 먹는'것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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