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공시대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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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농가의 생산품도 이제는 고부가가치 시대를 맞고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이 눈앞의 현실로 되면서 농가마다 공동으로 우리고유의 맛과 멋을 살리고 값을 더 받을 수 있도록 가공한 특산품을 내려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과거 재배 작물을 단순히 내다 팔아 오던 것과는 달라진 추세.
농협중앙회는 오는 95년까지 총 3천3백60억 원을 지원, 현재 1백 곳에 이르는 이러한 농가특산 가공 공장들을 2백29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통 주산지의 농민들이 공동참여해 운영하는 이들 특산 공장들은 홍수출하 등에 따른 시세 급 등락을 막아 생산 농가들을 보호할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믿을 수 있는 상품을 보다 싸게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려되고 있다.
이들 특산품을 구입하려면 가까운 우체국이나 농협을 통해 우편주문을 하거나 농협 매장·강남 뉴코아백화점의 농가 공산품 판매센터 등을 찾으면 된다.
최근 선보인 관심 끄는 품목들을 소개한다.
◇꿩 만두=다른 육류에 비해 고 영양·저지방이면서 담백한 맛이 있는 꿩고기를 만두 속으로 쓴 게 특징.
꿩고기 함유 율은 20%로 야채가 함께 들어간다.
경기도 파주군 조리 면의 꿩 사육 농가들(총 사육 마리 수 3만)이 공동 출자해 가공공장을 운영, 지난해 9월부터 시판중인데 냉동처리가 돼 있어 바로 조리할 수 있다.
백화점과 농협을 통해서만 판매되며 18개들이 한 상자 가격은 1천4백원.
알고 찾는 이들의 주문이 늘어 요즘하루 생산량이 1천여 상자에 이른다는 공장관계자의 얘기다.
◇신동 윷=강원도 춘성군 신동면의 농가부업단지에서 내고 있는 박달나무로 만든 특산 윷.
보통 잡목이나 참나무로 만든 시중 윷들에 비해 소리가 경쾌할 뿐더러 튼튼해 오래 대물림해 쓸 수 있다는 게 자랑이다.
윷 한 조에 다 말·말판·놀이해설집 등을 포함, 판매가는 4천5백원.
89년부터 생산, 연말 연시 때면 5만여 개씩 주문이 밀리고 있는데 특히 외국선물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순 참기름=참깨 산지로 유명한 충남 홍성군의 서부농협과 경북 예천군의 지보 농협이 가공공장을 직영, 생산하고 있다.
참깨의 소비촉진을 외해 89년에 시설을 크게 늘리고 그 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아 예 천 농협 공장의 경우 지난해 판매액이 7억 원에 이르고 있다.
「농협 순 참기름」「예천 참기름」등으로 이름 붙여진 이들 생산품들은 기름을 더 짜내느라 참깨를 수증기로 찌는 시중의 보통 참기름들과 달리 참깨를 볶아 까므로 순도도 높고 오래 두고 먹어도 기름이 쩌는 일이 없다는 게 먹어 본 이들의 얘기.
3백20㎖ 병 당 현재 판매가는 7천 원.
◇쌀엿=먹을 때 입에 엉겨붙지 않고 찌꺼기가 없으며 뒷맛이 개운하다고 소문나 있다.
예부 터 명산인 전남 담양군 창 평의 농가 여덟 가구가 공동 출자해 2백만 평(대지)의 공장을 차리고 지난해 10월부터 생산 중.
2백50g 포장 당 판매가는 1천 원.
◇칡 국수=별미로 칡이나 현미·옥수수·메밀 등을 재료로 쓴 다양한 국수들이 선보이고 있다.
강원도 춘성군의 신동농협 일대 부업단지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특히 칡 국수는 소 화에도 좋아 특별히 알고 주문하는 이들이 많다.
◇청 결미=씻지 않고 그냥 담갔다가 밥할 수 있도록 가공한 고부가가치 쌀.
도정 후 돌만 골라낸 뒤 포장하는 일반 쌀과 달리 습 식 분사기로 수증기를 뿜어 쌀겨 등 쌀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더 거친다.
경기도 이천군의 호법 농협이 89년부터 공장을 운영, 연 3만 가마 정도를 생산중인데 20kg 포장 당 가격은 2만9천 원으로 일반 쌀보다 1천 원 정도를 더 올려 받고 있다. <박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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