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차례 바그다드 공습/사막의 대접전… 지상전 사흘째(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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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철수명령 “못믿겠다”/미/바티칸 미 비난… 소 언론 엇갈린 평가/쿠웨이트 복구사업 70% 미와 계약
○…미국은 다란에 떨어진 스커드미사일 공격으로 많은 사상자를 기록하고 바그다드방송이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를 명령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어수선한 분위기다.
바그다드방송을 통해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군에 철수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전문가들은 그 저의를 의심하며 이라크군이 다국적군에 저항할 입장이 못된다면서 전투를 계속해야 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날 이라크가 전쟁중지 명령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쿠웨이트해방』 목적을 벗어난 미국의 전투계획을 의식한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라크에 미국의 최후통첩이 발표되기 전에 미국내에서는 이라크가 일방적으로 철군하기 시작하면 등뒤에서 공격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기 때문에 이번 이라크의 새로운 조치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곤란할 것이라는 예상도 대두되고 있다.
○…다국적군은 지상전 개시 이틀째인 25일에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9차례 공습을 가했다.
바그다드 주재 외국기자들은 다국적군 전폭기들이 25일 오전 8시부터 낮시간동안 6차례,밤에 3차례 공습을 가해 바그다드시 곳곳에서 폭음과 검은 연기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영내로 진격한 다국적군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경우,항복을 하느니 자살을 하거나 요르단으로 피신할 것이라고 이라크의 한 반체제 인사가 24일 말했다.
그는 이어 『사담은 가혹하며 필사의 각오로 저항하는 베드윈족』이라고 지적,『후세인은 자살을 하거나 도주할망정 결코 항복하지 않을 인물』이라고 말했다.
○…걸프전쟁이 끝난 뒤 이라크는 최소한 몇년동안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라크의 전후복구에는 2천억달러 이상의 비용과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이라크는 지난 5주동안 계속된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모든 발전소와 통신시설,원유정제시설이 파괴됐으며 원유생산시설도 대부분 파괴된 상태다.
다국적군은 그밖에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의 교량 30곳 이상을 파괴했으며 산업시설도 상당부분 폐허로 만들었다.
○…쿠웨이트 망명정부는 이라크에 점령됐던 조국의 전후복구사업을 위해 총 12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1백70건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쿠웨이트 망명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이 관리들은 쿠웨이트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외국회사들과 계약체결을 시작했으며 총 12억달러에 달하는 전체 계약의 70%는 미국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티칸 신문은 25일 『미국과 다국적군이 소련의 평화안을 추구하는 대신 지상전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마리오 아그네스 편집국장 명의의 1면 사설을 통해 『다국적군이 평화추구보다 전쟁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협상보다 전쟁의 원리만 작용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소련 언론은 걸프지상전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경한 이데올로기적 입장을 갖고 있는 프라우다는 25일자 특파원기사를 통해 『미국과 다국적군이 아픈 곳을 치료하기 보다는 잘라내는데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걸프만사태는 제2의 베트남으로 불리고 있다』고 말해 미국을 비난했다.
소련의 안을 무시하고 시작된 다국적군의 지상전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같은 관영매체인 이즈베스티야지는 『UN안보리의 결정을 실현하는 것이 대결의 시대로 후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소간 고위급 수준의 협력은 세계 정치사에서 전에 없던 현상』이라고 말해 다국적군의 지상전 전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국적군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요르단에서 24일 한국기자 2명을 포함한 서방기자들이 다시 취재필름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하는 등 수난을 겪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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