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FTA'직접 추진하기보다 아세안과 맺은 FTA 활용이 효과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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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동북아 자유무역협정(FTA)을 직접 추진하기 보다 한.중.일 각국이 아세안과 맺은 쌍무적 FTA를 통합해 추진해야 한다"

14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경태 원장)이 주최한 '동북아 FTA의 전망'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한 한.중.일 전문가들은 "3국간에 걸린 정치.외교적 문제와 경제적 장애 요인들이 산재하고 또 정치적 리더십도 부재해 3국이 동북아 FTA를 직접 추진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며 "3국이 아세안과 개별적으로 맺은 FTA를 발전적으로 통합해 그 기반 위에서 동북아 경제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3년 전 기초연구를 통해, 동북아 3국간 FTA가 한.일, 한.중, 중.일 등 각각의 쌍무적 FTA보다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다. 쌍무적 FTA는 협정에서 배제된 경제에 해가 되지만, 3국간 FTA를 맺으면 3국 공히 쌍무적 FTA 보다 더 크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장윤링 교수는, "동북아FTA를 직접 추진하는 것보다는 3국간 투자협정 체결 후 추진하는 것이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동북아 FTA를 아세안과 추진하고 있는 동아시아FTA(EAFTA) 추진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도쿄대학교 이토 모토시게 교수는 일단 "한.중과의 관계 개선 의욕이 강한 아베정권 아래서 동북아 경제협력의 확대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토 교수는 그러나 "동북아 3국은 서로간 보다는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에 더 관심이 있어 왔다"고 지적하면서 "3국이 아세안과 개별적으로 체결한 FTA를 '아세안+3' FTA 하나로 통합하는 노력부터 할 것"을 권했다. '아세안+3'FTA가 체결되면 '아세안+1' FTA에서 아세안이 쥐고 있던 주도권을 동북아 3국으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3국이 개별적으로 맺은 '아세안+1' FTA를 통합해 동북아 경제통합 추진에 밑거름으로 삼자는 것은 KIEP 안형도 동북아경제협력센터 소장도 제언하는 바다. 안소장은 또 3국간 투자협정을 추진해 그 기반 위에 3국간 FTA를 추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세미나에서 게이오 대학교 기무라 후쿠나리 교수는 ^일본은 농업부문, ^한국은 기계 등 제조업 부문 ^중국은 열악한 기업환경 등이 동북아 FTA를 적극 추진하는데에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농업부문의 국내 정치적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구조조정이 진행된 점, 그리고 한.중으로부터의 농산물 수입 비중이 높지 않은 점 등이 향후 동북아 FTA추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국의 제조업 부문이 가진 대일 경쟁력 취약에 대한 우려는 대일 기계부품 수입 등에서 나타나듯이 수직적분업 관계를 심화시켜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정수 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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