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이명박 전 시장은 박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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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모를 흉내낸 정치인을 꼬집는 ‘박정희 외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게시물이 내걸렸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이인제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사진을 준비한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의 발언에 김근태 의장(왼쪽에서 둘째) 등이 웃고 있다.강정현 기자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 회의실 한 켠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게시물이 놓였다. 제목은 '박정희 외모를 사랑하는 사람들'. 군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박 전 대통령 양 옆에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 만든 자료다. 이 전 시장은 짙은 선글라스를 쓴 모습이었고, 화환을 목에 건 이 의원은 손을 들어 인사하는 장면이었다.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이날 "10년을 주기로 박 전 대통령 신드롬에 기대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외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해 '박외사'라고도 하고, 외모를 모방하는 사람들이라고 해 '박외모'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 이 의원은 TK(대구.경북)와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2:8 가르마'를 하고 '박 전 대통령과 키가 1㎜도 다르지 않다'고 자랑하고 '애국심'이란 머리띠를 착용했다. 그러나 지지율이 떨어지며 대선에서 3위로 낙선했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시장도 TK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를 뺏고 저소득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박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자랑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방문 땐 박 전 대통령의 것과 비슷한 선글라스를 썼다. 박 전 대통령 생가에 가서도 선글라스를 끼고 '경부운하는 21세기의 경부고속도로'라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의 리더십을 차용하는 것은 굉장한 패착"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민 위원장을 '제2의 김대업'이라며 반격했다. 김씨가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아들들의 허위 병역 의혹을 제기, 실형을 살았던 점을 부각했다.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국민 관심은 경제에 있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은 정책 비전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은 대중조작과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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