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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안 거부 이후… 해결책은 없나(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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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 중심 외교노력에 실낱 기대/미 여론 “후세인 제거해야 종전”/고르비 “이라크군 철수 확신”메시지/미 하원도 「외교적 돌파구」의미 부여
쿠웨이트로부터의 철군의사를 밝힌 15일 이라크의 제의는 그러나 부가된 조건들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즉각 거부됐다. 미국을 호전집단으로 부각시키면서 다국적군연대의 균열을 모색하는 한편 사담 후세인 정책에 비판적인 국내 반대세력도 아울러 겨냥한 바그다드측의 기만적 홍보전략이라고 워싱턴은 분석한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혁명평의회 명의로 된 이 제의는 아직 단막극으로 끝나버렸다고만은 할 수 없다. 소련등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될 외교적 해결 노력단계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의 17일 모스크바 방문도 일단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다국적군 동맹국들이 이라크의 조건부철수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걸프전쟁의 다음장은 모스크바에서 펼쳐질 것이라고 미 국무부 관리들이 15일 밝혔다.
미 국무부는 걸프전쟁 종식을 위한 다각적인 중재노력을 전개하는데 대해 공식적으로는 일단 환영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마거릿 터트와일러 대변인은 앞으로도 다국적군에 대한 소련의 지지 입장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이라크의 제안이 『걸프전쟁 해결에 일말의 희망을 던져준 것으로 보이며 사태해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할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로마주재 소련대사가 줄리온 안드레오티 이탈리아 총리에게 전달한 메시지에서 주장했다고 이탈리아 관리들이 15일 밝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 메시지에서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오는 17일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 이라크의 철수의사를 「매우 명확한 용어」로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특사로 지난 12일 바그다드를 방문한데 이어 일본을 방문중인 예프게니 프리마코프는 15일 동경에서 다국적군이 사담 후세인을 궁지에 몰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프리마코프는 『그와 22년동안 알고 지내온 사람으로서 후세인이 무조건적인 항복이냐,전쟁이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전쟁을 선택할 사람이란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조건부 철수제안은 걸프전 종식에 이를 수 있는 중요한 외교적 돌파구가 될지 모른다고 미 의회의 일부의원들도 15일 지적했다.
미 하원 외교위 중동소위 위원장인 리 해밀턴의원은 『이라크는 상당한 곤경에 처해있으며 전략을 재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으며 조지 미첼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개전 이래 이라크가 쿠웨이트 철수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같은 관점에서볼 때 이라크의 제안은 분명히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또 미 하원 군사·정보위 위원인 론 델럼스 의원은 『이라크의 철수는 정전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면서 『미국이 이라크의 철수제안에 즉각적인 전향적 대응을 하지 않으면 엄청난 인명손실과 위험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뉴욕 타임스지와 CBS방송이 지난 12,13일 양일간 미국 성인 1천6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15일 타임스지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이상이 이번 걸프전쟁의 당초 목표엔 후세인 제거항목이 없었지만 그를 제거해야만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믿게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인들 대부분은 이제까지의 걸프전은 미국 및 다국적군측에 유리하게 잘 진행돼 왔다고 믿고 있으며 지상전에 들어가기 앞서 몇주일 더 공중폭격을 계속하길 원하고 있다고 타임스­CBS 여론조사는 전했다.
또 압도적 다수인 78%는 전시대통령으로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처신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으나 지상전이 벌어지면 많은 희생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고 이 여론조사는 밝혔다.
○…바그다드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쿠르드족과 그밖의 다른 이라크 망명소식통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쉴새없이 계속되는 다국적군의 공습을 피해 수도 바그다드시 안팎의 이 벙커,저 벙커로 바쁘게 옮겨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쿠르드족의 망명 저항조직인 신 움마당의 지도자 사드 자브라는 후세인에 대한 보안과 신변안전조치가 너무나 철저하기 때문에 타리크 아지즈 외무장관과 같은 그의 가까운 보좌관들 조차 후세인의 소재를 알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자브라는 아지즈 외무장관이 후세인을 만나려면 그의 아들 우다이와 먼저 접촉,우다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케해서 만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실종됐던 미 CBS방송 보브사이먼 기자등 4명의 취재팀은 바그다드에 억류돼 있다고 이 방송의 에릭 오버 회장이 15일 밝혔다.
오버 회장은 이들 취재팀이 지난 2주동안 바그다드에 억류중이라는 미 CNN 보도를 이날 확인했다.
CBS 대변인 톰 굿맨은 이들의 안전한 석방과 귀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CBS 취재팀은 지난달 21일 쿠웨이트 국경부근에서 취재도중 실종됐었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이라크의 정유시설을 복구하는데는 3년의 시간과 1백억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15일 한 석유산업전문가가 추산했다.
미 로버트 베어드 석유회사 조지 개스퍼 부회장은 『이라크 최대정유시설인 살라 알 딘은 일산 30만배럴 능력이며 바스라와 도라 정유시설은 각각 14만배럴,9만5천배럴인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파괴됐다』고 밝히고 『파괴된 것으로 추산되는 일산 30만∼40만배럴의 정유능력을 원상회복하려면 2∼3년의 기간과 5억∼10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외신 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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