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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조건부 철군” 제의/혁명평의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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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다국적군 철수­「팔」해결등 10개항/부시 “속임수”즉각 거부/“이라크인이 후세인 축출해야”/소·이란등 일부국가 환영표시/다국적군 24시간 무차별 공습
【바그다드·워싱턴·다란·카이로·뉴욕 AP·AFP·로이터·연합=본사특약】 이라크는 15일 걸프전쟁 종식을 위해 점령 쿠웨이트로부터 조건부 철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다국적군 참가국들은 이라크의 이같은 발표를 즉각 거부했다.<관계기사 4,5,6면>
이에 따라 이라크측 제의로 종전희망에 부풀었던 세계각국은 주가상승·원유가 하락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나 부시대통령의 거부성명후 가격등락과 실망등 혼란이 야기됐다.
사담 후세인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는 이라크혁명평의회는 15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오후 15일 8시30분) 바그다드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무조건 철수를 요구한 지난해 8월2일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606호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그러나 이라크군의 철수는 걸프지역주둔 다국적군의 철수와 팔레스타인문제 해결,쿠웨이트에 대한 이라크 영토·영해권 보장,그리고 대 이라크경제제재 해제,이라크의 전쟁피해보상등 10개항의 전제조건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미대통령은 이라크혁명평의회의 이 성명에 대해 「악랄한 속임수」라고 비난하고 다국적군의 전쟁중지는 없을 것이며 후세인은 전쟁종식을 위해 쿠웨이트에서 무조건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쿠웨이트철수에 새로운 조건을 달고 나왔다고 비난하고 전쟁종식은 이라크군과 국민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을 축출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강경한 어조로 강조했다.
이라크의 이번 제안에 대해 다국적군에 참가하거나 지원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두 이를 거부했으며 이라크의 철수제의에 불분명한 점이 많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소련·이란·요르단을 비롯한 쿠바·예멘등 일부 친이라크국가들은 이라크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이라크의 제안을 「만족과 희망」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으며 이란등 국가는 「평화를 향한 단계」라고 논평했다.
이라크가 지적한 유엔안보리결의안 660호는 지난해 8월2일 15개 이사국중 찬성14,기권 1로 통과된 것으로 이라크군의 즉각적이고도 무조건적인 쿠웨이트 전면철수를 요구했었다.
이라크 혁명평의회는 이번 제안이 이라크정부의 공식제안이라고 밝혔으나 사리압바스 이라크국방장관은 다국적군의 공격에 계속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걸프지역파견 다국적군은 이라크의 철수의사표명에도 불구하고 15일 24시간동안 2천6백회의 전투기출격을 통한 대이라크공습을 계속했다.
◎이라크의 철수조건
▲지난해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전후 걸프 및 중동지역에 파견된 모든 군대와 함정·무기등을 철수시킬 것.
▲군대·무기등의 철수는 휴전후 1개월 이내에 실시되어야 하며 이후 걸프지역을 지역국가들이 스스로의 안보를 담당하는 「외국군사기지 없는 지대」로 선포할 것.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점령지구와 골란고원·레바논 등에서 철수할 것.
▲걸프사태를 이유로 이스라엘에 제공된 모든 무기와 장비등을 철수시킬 것.
▲쿠웨이트에 대한 이라크의 역사적인 영토·영해권을 보장할 것.
▲쿠웨이트에서 집권 알 사바왕가가 아닌 국민들의 진정한 민주적 권리 행사로 민주주의의 실현을 보장할 것.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제재 및 결의등을 철폐하고 각개 국가 또는 집단적으로 이라크에 대해 취했던 각종 조치들을 철회할 것.
▲다국적군에 가담한 국가들은 이라크가 받은 전쟁피해복구의 배상금을 지급할 것.
▲다국적군 국가들에 대한 이라크의 모든 부채는 전면 탕감할 것.
▲요르단등 외세의 침략으로 피해를 본 국가들의 외채도 전면 탕감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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