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책 참고서가 절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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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한햇동안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책은 만화·정기간행물을 제외하고 모두 4만1천7백12종, 총발행부수는 2억4천1백84만부로 전년인 89년도에 비해 각각 7.4%와 22.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발행종수의 경우 79년에 1만종, 86년에 2만종을 넘어선 뒤로 불과 4년만에 다시 두 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며 발행부수의 경우도 80년의 6천4백60만부에 비하면 10년 사이 무려 4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인 것이 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문화부 납본을 근거로 집계, 최근 발표한 1990년 출판통계에 따르면 이같은 도서발행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발행종수나 발행부수 양쪽 다 신간도서의 증가세는 매우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발행부수의 경우에는 초판이 불과 6.1% 증가한데 반해 중판은 48.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 뚜렷한 대조를 보여 주었다.
이같은 현상은 책의 신규간행이 부진했다는 부정적 측면과 함께 한편으로는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는 책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긍정적 측면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종수를 분야별로 보면 학습참고서(25.4%) 예술(17.7%) 문학(16%) 순수과학(13.1%) 등이 전년에 비해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인 반면 총류·역사·어학·기술과학 등은 전년 수준을 크게 밑도는 부진함을 보여 주었다.
발행부수는 예년과 다름없이 학습참고서(49.4%)와 아동도서(23.5%)가 전체의 3분의 2 가량을 점유하는 심각한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전년에 비해 철학(1백20%) 문학(41.1%) 아동(40.7%) 예술(32.6%) 등이 비교적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1종당 평균 발행부수는 5천7백97부로 89년에 비해 14%가 늘어났다. 그러나 2만부 이상을 펴내는 학습참고서와 아동도서를 제외하면 종교·사회과학·순수과학·역사물은 1천5백부 내외, 일반도서는 평균 2천4백부 정도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1종당 평균 책값은 5천9백32원으로 89년의 5천3백46원에 비해 11.7%가 올랐다.
또 권당 평균 면수는 2백53면으로 89년의 2백57면 보다 오히려 5.3% 줄어드는 등 점차 책의 부피가 작아지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한편 전국의 출판사수는 87년의 출판활성화 조치로 등록이 자유화된 이래로 계속된 폭발적 증가추세를 반영, 지난해 11월 말 현재 모두 5천6백79개사가 난립해 있는 것으로 최종집계됐다. 이는 전년(89년)의 4천7백63개에 비하면 약 20%가 늘어난 숫자다.
한동안 계속돼 오던 출판사와 서적업계간의 「학습참고서 마진율 공방」이 일단락됐다.
학습자료협회(회장 임홍조)와 전국서적상조합연합회(회장 김석용)는 지난 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서교호텔에서 학습참고서의 마진율을 종전의 20%에서 25%로 5% 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서를 교환했다.
이같은 합의규정은 11일부터 시행되며 지난 1월1일 이후 출고된 모든 참고서에도 소급적용키로 했다.
한편 학습자료협회측은 총판출고가격을 종전의 50%에서 60%로 올려받기로 하고 지금까지 관행돼 온 채택료를 없애는 대신 그 때문에 예상되는 판매하락은 10% 이익분을 광고에 투입해 보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회측은 또 앞으로 음성적인 채택료 부조리를 근절시키기 위해 자체내에 정화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감시기능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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