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시에 한국사찰 건립|소 포교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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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련 타슈켄트시 근교에 전통 한국식 사찰이 세워진다.
외국인에게 포교하고 있는 연등국제불교회관 관장 원명스님과 재소동포 이고르 리씨(41·법명 홍법)는 소련 최초의 한국사찰을 짓기로 하고 대지 및 건축전문가 확보 등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고르 리씨는 이를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2월1일까지 전국 유명사찰을 둘러보았다.
원명스님도 이달 하순 소련을 방문하여 입지선정 등을 자문한다. 또 27일 타슈켄트 등 동포들이 모여사는 5개 시의 불자들이 모이는 「보리불교협회」 결성식에 참석하고 법문한다.
원명스님은 『올해 여름부터 약 1백평 규모의 법당을 지어 내년 초파일께 완공하고 93년 말까지 부속건물들을 지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전통사찰을 짓기 위해 목수·단청 전문가도 파견한다.
타슈켄트에 절이 지어지면 우리 종교계로서는 처음으로 소련에 본격적인 전교시설을 갖게되는 셈이다.
원명스님은 『소련동포중에 불교신자는 아직 미미하나 가정불교의 맥이 있어 신자가 생겨날 잠재력은 크다』고 포교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소련인들도 철학적 차원에서 불교를 이해하고 있는 층이 있어 모스크바·레닌그라드 등에 타슈켄트 사찰의 분원을 내어 포교할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사찰건립과 함께 전통문화원 건립도 병행, 다도·전통의례 등을 가르치면서 불교와 접목시켜 나갈 방침이다.
이고르 리씨의 방한때는 소련인 불자 이고르 볼샤코프씨(34)도 동행했다. 그는 레닌그라드 국립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인도철학을 하다가 우리 불교를 알게 되었다. 그는 지금 이성철 종정의 저서 『자기를 봅시다』를 소련어로 번역하고 있다. 원명스님은 그가 우리나라 절에서 수도하여 포교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련에 우리 불교를 알리기 위해 발심수행장·신심명·선사들의 어록 등을 소련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이고르 볼샤코프씨와 국내학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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