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도 17일께 대선 경쟁 '출사표' 던진다

중앙일보

입력

한나라당 소장파 핵심인 원희룡 의원이 17일께 출마 선언을 하고 대선 경선 경쟁에 뛰어든다고 한겨레 신문이 11일 전했다.

원희룡 의원은 10일 "지금 모두 성 안의 잔치에 눈길이 가 있지만 국민과 호흡하려 광야로 나설 결심이 섰다"고 사실상 출마 결심이 섰음을 밝혔다. 원 의원이 속한 소장파 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의 한 의원도 "원 의원이 '12월 임시국회 폐회 직후인 17일이나, 대선을 꼭 1년 앞둔 19일쯤 출마를 선언하겠으니 도와달라'고 했다. 단기필마로라도 나설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원 의원은 '미래세력을 위한 생활정치'를 기치로 내걸 계획이라고 한다. 원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실용과 통합이라는 중도개혁 가치를 실현하는 핵심은 30 ̄40대들이 안정된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기존 당내 주자들과 차별화된 정책을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출마를 저울질하던 원 의원이 결심을 굳힌 데는 기존 당내 후보로는 중도개혁 세력을 대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역시 중도개혁을 내세우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준 것 같다. '새정치수요모임'의 이성권 의원은 "원 의원은 중도개혁 노선을 취할 새로운 유형의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고, 지금 시점에선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나서는 게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최근 손 전 지사 쪽에도 출마 결심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원 의원이 넘어야 할 어려움은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지지세 확대다. 20명의 수요모임 회원 가운데 지지를 표명한 사람은 남경필, 김명주 의원 둘 정도다. 나머지 회원들은 정치적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머뭇거리거나 부정적이다.

중도개혁이란 명분에선 원 의원을 지지해야 하지만, 원 의원의 정치적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현실적 계산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한 초선 의원은 "원 의원이 좀더 일찍 뜻을 밝히고 수요모임 차원의 대표성을 갖고 나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모임에서 더 지지를 얻어야 다른 사람들도 설득할 수 있을텐데…"라고 말했다.

손학규 전 지사와 차별되는 정책 비전을 보여주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다. 독자적 차별성을 제시하지 못하면, 자칫 개인 욕심 때문에 당내 중도개혁 세력의 분열만 불러 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원 의원이 나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경북 출신의 한 의원은 "지명도나 참신성에서 손 전 지사보다 못 하거나 별 차이가 없다. '박근혜-이명박' 구도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초선의 박형준 의원은 "지금은 소장파들도 지켜볼 수 밖에 없지만, 앞으로 원 의원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역량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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