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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합」 이룬 야권/민주­민련 통합… 야권 판도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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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분 2대 1… 「대통합」 갈지 관심/“새정치·개혁” 내세우며 3월까지 지구당 재창당
민주당과 민주연합그룹이 3일 통합전당대회를 치름으로써 지난해 여름 야권 대통합이 실패한 뒤 조심스럽게 모색돼 오던 야권의 「소통합」이 이뤄지게 됐다.
비록 68명이긴 하지만 이부영씨·고영구 변호사를 대표로 하는 민주연합그룹과 민주당과의 결합은 새로운 통합 야권의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재야세력의 이합집산을 통해 재야 지도의 일부를 바꿔놓게 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통합 민주당은 이기택 전총재가 재추대되고 부총재 5인을 민주당 대 민련그룹이 3대 2로 나눠갖되 공석 한자리를 외부원로 인사영입용으로 남겨두는 형태로 총재단을 구성키로 했다.
그외의 당직등에 있어 대체로 2대 1의 지분비율을 적용키로 했으며 70여개 지구당조직책은 경합 10여개 지역은 계속 논의하고 기존 민주당 조직책을 재선출키로 했다.
통합 민주당은 지구당 재창당 및 신창당(60여개) 작업을 3월초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 정치와 개혁」이라는 신선한 이미지를 높여 실질적인 지방선거운동으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17일 야권통합 실패의 책임을 지고 이전총재가 사퇴한 이래 반민자­비평민 여론의 호조건을 「비호남 유일야당」의 그릇으로 담아내지 못하면 생존키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왔다.
이에 따라 재야 및 원로정치인 수혈을 통한 체질강화 작업을 벌여 우여곡절끝에 제2창당을 이룩하게된 것이다.
이들은 지방선거에서 정치판 삼각구도를 확보한 뒤 ▲세대교체론 ▲새정치질서운동 ▲당내단결을 밀고 나가면 92년 총선에서 지각변동도 가능하다는 핑크빛 청사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과 꿈이 실현되기에는 너무도 많은 난관이 널려있다는 지적도 많다.
우선 이들이 당초 생각했던 ▲평민당 이해찬 의원등 서명파 ▲민자당 민주계 소장세력 ▲고흥문·이중재·양순직씨 등 원로정치인과의 진정한 부분통합은 실패했다.
특히 막판까지 가능성을 보였던 고씨등의 영입실패는 「8인 8색」 민주당을 보는 객관적 시각이 얼마나 냉정한 것인가를 뼈아프게 보여준데다 영입교섭 과정에서 이전총재·노무현의원 등 통합 3인방의 주류세력과 박찬종·홍사덕 부총재의 비주류간 갈등의 골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새로 진입한 민련그룹은 민주당의 분열병을 치유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이들간의 이질성이 언제 어디서 부정적 역할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점칠 수 없다.
○…재야 민련의 민주당 참여는 크게 재야권으로 호칭되던 야권세력의 분열을 촉진시킬 것이다.
그동안 재야정치권은 크게 친DJ(김대중) 계열인 비판적 지지론자와 반DJ 성향의 민중당세력,기본 노선은 반독재 민주구도의 총민주세력 결집론이면서 김평민총재의 정치행태를 비판해온 민주연합그룹의 세 흐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번 소통합은 그러나 야권내 반DJ세력을 결집시킴으로써 비지지론자들을 자극,친평민당 신야당의 창당을 촉진시키게 될 것이다.
김관석 목사,이우정 전교수,오충일 목사,이상신·이문영 교수·한승헌 변호사,박용길 여사(문익환 목사 부인) 등이 이달 중순까지 신야당을 구체화 시킨다는 것인데 이들은 지자제선거 후 평민당과 통합하게 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완충세력으로 남아 있던 재야권이 모두 정치권에 흡수되게 됐다.<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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