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대 반상회보에 출마예상자 미담 실어 말썽 대구동구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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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구청까지 불동튈까 초조
부산 광개토건설 조합주택 사기분양사건의 미끼가 되었던 부산 좌천 2동·부암 1동 조합주택의 허가관청인 부산동구청과 진구청 건축관련직원들은 이 사건의 불똥이 구청까지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들.
직원들은 사건이 터진 후 『당국의 감독 소홀이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 게 아니냐』는 피해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전화에 연일 진땀.
해당공무원들은 특히 검찰의 수사가 자신들에게까지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틈틈이 모여 검찰의 수사진전상황 정보를 교환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부산】

<전 지사 독직사건 잊었나>
경북도청에는 최근 도청 계장급 인사를 앞두고 모 고위층의 인사청탁 소문이 나돌아 해당 공무원들 사이에 불안이 고조.
이는 지난 17일 도청 과장급 후속 인사인 계장급 인사때 고위층 인사가 자기의 친인척을 요직으로 옮겨줄 것을 요구해 왔다는 이야기가 공무원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경북도는 김 전 지사 독직사건 이후 가까스로 확립된 금력과 권력을 배제한 인사 원칙 및 관례가 깨질 위기에 처해있는 상태.
일부 공무원들은 『전 지사의 인사망령이 또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한 표정.【대구】

<까마귀날자 배떨어진 격>
지방의회의원선거를 앞두고 회보를 통해 출마예상자의 미담사례를 홍보해 말썽.
지난 25일 구청이 주민들에게 배포한 반상회보 중 「본받을 일」 란에는 지방의회의원 출마예상자인 관내 H씨 등 2명이 특정 민간단체에 방한복과 동사무소에 사무용물품을 기증, 이들에게 사기를 크게 진작시켰다는 내용을 게재한 것.
이에 대해 이영일 동구청장은 『담당자가 별다른 뜻 없이 미담으로 소개하게 된 것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두 사람 모두 10년 전부터 관내에서 남모르게 선행을 해온 사람으로 때마침 선거를 앞두고 미담사례가 소개돼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 됐다』고 변명. 【대전】

<낙하산식 인사 되풀이>
강원도는 최근 도 공무원 교육원 서무과장에서 내무부 민방위학교 기획계장으로 전출된 C모 과장 후임에 내무부 6급직인 L모씨가 내정되자 『낙하산식 인사악습이 또다시 되풀이 됐다』 며 몹시 불만.
이는 도 본청만도 현재 5년 이상 승진을 못한 계장급(지방행정사무관)이 수두룩해 극심한 인사적체를 빚고 있는 판에 신참 주사급이 2단계를 뛰어 국가사무직으로 승진됐기 때문.
이와 관련, 공무원들은 『겉으론 공정인사를 강조하는 내무부가 말단과장자리까지 차지하면 지방공무원들은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느냐』며 지자제에 앞서 인사자치부터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한마디씩.【춘천】

<용인쌀 모두 외면하니>
연초 벽두부터 추곡 수매투쟁에 나선 농민들의 잇단 집단행동 등 이른바 「통일벼 비상사태」로 전남도와 시·군은 온통 어수선한 분위기.
최인기 지사는 도내 곳곳에서 농민들이 통일벼를 무더기로 야적해 놓고 시위를 벌이는 등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시장·군수·읍장·면장들에게 『자리를 걸고 야적시위를 막으라』 고 엄명.
최지사는 이와 함께 통일벼 사주기 창구마련 등 통일벼 소비대책을 강구토록 지시하며 애를 쓰고 있지만 묘수를 찾지 못해 고심.
최지사는 『농민들조차 안 먹는 통일쌀을 도민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며 정부의 농업정책이 재검토돼야할 시기인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 【광주】

<기자 잡아넣겠다 폭언>
지방행정기관의 비상근무자세 확인점검을 나온 감사원 감사반원들이 공직자들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임한데다 기자들에게 폭언을 퍼부어 말썽.
이들은 26일 전북 도청에서 국장급 이상 간부들의 비상연락망을 점검하면서 조금 늦게 연락된 공무원들에게 『어디에 갔었느냐』 『주민등록 번호를 외어보라』는 등 본인여부 확인을 이유로 반말까지 섞어가며 다그친 것.
특히 이날 오후 3시40분쯤 정읍군청 군수부속실에서는 감사원 5국 1과 이모씨(6급)가 취재 중이던 기자들에게 『보안감사를 하고있다』며 『나가지 않으면 잡아넣겠다』고 위협, 정주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경찰을 출동시키는 등 소동을 빚기도. 이에 대해 공무원들은 감사반원들이 아직도 특권의식을 못버린채 횡포를 일삼고 있다고 개탄. 【전주】

<잇따른 사건에 문책경고>
윤근배 울산시장은 부임 1개월도 채 안돼 유곡목욕탕 화재사건으로 20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울산 앞 바다 선원 12명 실종사건, 염포산 산불 등 주말마다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간부들에게 『앞으로는 해당 실·국장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경고.
이 때문에 실·국장들은 언제 자기에게 날벼락이 떨어질지 몰라 사고방지를 위한 현장출장을 다니느라 자리를 비우기 일쑤.
직원들은 『시장의 경고 때문에 결재를 제때 받지 못해 민원발생의 소지가 있다』며 불평.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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