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앞둔 배구 협 또 다시"술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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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배구 계가 오는 28일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
최근 집행부가 총 사퇴한 배구협회(화장 안병화·한전사장)는 오랜 파벌과 불신을 씻고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것인가, 구태를 거듭할 것인가 하는 기로에 서있다.
지난 89년4월 우여곡절끝에 취임한 안 회장은 배구 계를 위해 그동안 과분할 정도의 투자를 해왔다.
첫해 8억8천만 원, 작년에는 8억9천만 원의 찬조금을 냈다. 44개 경기단체 중 두 번째 규모다.
그러나 이 같은 안 회장의 천문학적인 지원도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집행부일부인사 등 배구인의 파벌과 알력싸움, 무사안일로 빛을 보지 못한 채 퇴색하고 말아 안 회장은 보람 없이 돈만 쓰는「봉」이 되어버렸다.
복잡한 집안살림은 국제무대로 이어져 북경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참패를 불렀다.
뿐만 아니나 협회는 겨울스포츠로 뿌리내린 대통령배대회가 출발2∼3년만해도 라이벌 농구와 대등한 인기를 누렸으나 최근 들어 격차가 갈수록 심화,「내수 진작」에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과도한 투자에도 이와 같이 침체되고 있는 배구현실은 모든 것을 집행부에 맡겨버린 안 회장의 무관심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안 회장은 새 집행부구성과 관련, 주변을 일신하고 심기일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화합과 새바람을 일으킬 집행부구성을 위해 안 회장은 주변에 있는 소수의 측근인「인 (인)의 장막」을 걷어올려 배구 계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야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함께 무사안일로 일관한 집행부수뇌부를 과감히 쇄신하고 집행부와이사진의 각종 이해관계에 따라 파벌·대결을 조장했던 인사들을 배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상집 위원을 비롯한 소외 파 이사들이 새로운 회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자칫하면 안 회장에 대한 노골적인 성토와 도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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