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도 공장에서 양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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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마치 컬러TV를 만들어내 듯 농산물도 공장에 서 생산하는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공장에 가지런히 놓인 플래스틱 병속에서 버섯이 탐스럽게 자라고 시장에 출하할 때는 자동화 기계가 공산품처럼 규격에 맞게 척척 포장·해준다. 또 일반 감·자보다 1.5배이상 수·확을 늘릴수 있는 씨·알감자 죵자가 대관·영 기슭이 아닌 공장·의 시험판에서 대량·생산된다.
우루과이라운드(UR)헙상등으로 농산물시장 개방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국내농산물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품목 점차 확대〃
외국산에 비해 보통 2∼3배, 심지어 l0배이상 비싼 국내 농산물로는 개방화 물결에 버틸수 없어 이처럼 유전공학을 이용한 품종개량·대량생산으로 경쟁력을 갖춰가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그동안 쌀 증산에 매달려 왔던 농촌진홍청은 유전공학을 중심으로한 연구체제로 체질 개선을 서두르고 있고 한국 과학기술연구원(KIST)·식품개발연구원등도 이에대한 연구에 착수하기 시작했다.
『유전공학 연구는 당장 실용화가 가능한 조그만 것부터 시작해 차츰 개발이 힘든 쪽으로 범위를 넓혀가야 합니다.』
농촌진홍칭 박용환 생물부장(농학박사)은 산에서 나는 두릅나무를 예로 든다.
두릅나무를 20㎝ 가량 조그맣게 잘라 톰밥 속에 파묻어 놓으면 야생 두릅보다 훨씬 크게 잘 자란다.
두릅 2∼3개에 소매가가 1천원 이상하기 때문에 이같은 방법으로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 농민들의 새로운 소득 작목으로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박사 팀은 현재 버섯연구를 전담하고 있다.
느타리버섯에 이어 플래스틱 병에다 팽이버섯을 대량으로 키우는 재배방법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
10년전에 개발한 느타리버섯은 현재 전국적으로 재배 면적이 1백5만평으로시장규모가 4백50억원에 이르고 있다.
경기도화성군서신면은 24가구가 가구당 60여평규모로 느타리버섯을 재배, 각각 연간 5백만원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한우·돼지도 가능
느타리버삿오 예로보아 플래스틱 병에 재배하는 병버섯은 훨씬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전망이다.
병버섯은 플래스틱병에 물과 톰밥을 섞어 살균 시킨 뒤 마치 콩나물을 키우듯 이병 속에서 팽이버섯을 재배하는 것인데 공정이 자동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루1만여개의 병버섯을 생산하는데 가족단위인 4∼5명이면 족해 수요만 창출되면 대량생산으로 높은 수익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병버섯 이외에도 유전공학을 이용해 연중 고추를 딸수 있는 고추나무, 보통 한우보다60%이상 체중이 나가는 육용 한우,초대형 땅콩등을 개발했거나 연구를 진행중이다.
또 KIST에서는 씨알감자 종자를 대량 생산할 수있는 공장 시스팀을 개발중이고, 식품개발연구원은 클레스데롤 성분을 낮춘 오메가 돼지를 키울수 있는 사료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 기술진의 성과는 외국에 비해 극히 초라한 수준이다.
유전공학에 대한 선진외국의 보호장벽은 다른 첨단산업에 비해 훨씬 더 높게쳐 져있어 우리 기술과 자본으로 걸음마부터 시작해야할 입장이다. 따라서 박박사의 지적대로 실현가능한 조그만 것부터 시작, 농민들에게 「하면된다」는 의욕을 심어주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시급한 정부지원
또 많은 농민들에게 조금씩 골고루 나눠주는 이제까지의 농촌 지워방식에서 날피,첨단영농을 시도하는 농민에게 집중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경기도용인군에서는 최정식씨등 10여명이 조합을 구성,도와 군으로부터 7억2천만원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아 병버섯성공 건설에 착수했다.
이 조합이 기업화에 성공했을 경우 농민들의 사기와 의욕에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들 농민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체제의 확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농민들의 의욕과 효율적인 지원체제,우리 수준에 맞는 기술개발이 삼위일체를 이룰 때, UR파고의 극복은 물론 농작물의 공장생산시대를 앞당길수 있다는 것이다.<한종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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