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예상보다 빠를수도”/부시/외교적 희망 한가닥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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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항모 여섯척 근해에 포진 미국/긴급 의회 결사항전 결의 이라크/불 외무 바그다드에 파견키로
【바그다드·워싱턴·니코시아 AP·AFP·로이터=연합】 페르시아만 사태에 관한 외교적 해결전망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는 유엔이 제시한 이라크 철군시한인 15일 24시(한국시간 16일 오후 2시) 이후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아무런 제어장치 없이 돌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14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쿠웨이트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외교적 돌파구가 나올 수 있는 희망은 『한가닥도 없다』고 비관하고 전쟁은 예상보다 빨리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의회가 결의한 대 이라크 무력사용 승인안에 서명한 후 의회지도자들과 1시간 동안 만나 이같이 밝히고 백악관과 의회가 『공통 목적아래 단결할 것』을 호소했다.
피츠워터 대변인도 『15일이 경과되면 군사행동이 그 시점에서부터 취해진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관계기사 2,3,4,23면>
케야르 사무총장은 13일 파리에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14일 뉴욕에 도착,후세인 대통령과의 회담이 『불행하게도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밝히고 전쟁을 피할 희망이 사라졌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면에서 그렇다』고 말하면서 다른 노력들을 경주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EC(유럽공동체) 12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브뤼셀에서 긴급회담을 갖고 바그다드에 평화사절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 의회는 14일 비상회의를 갖고 대미 성전으로 쿠웨이트를 사수할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에게 이라크와 아랍민족을 방어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헌법상의 전면적인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결사항전의 태세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14일 밤 소집될 유엔 안보리회의에 페르시아만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개항의 마지막 제안을 내놓는 한편 외무장관을 바그다드에 파견할 것이라고 자크 문화장관이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의 바그다드 방문성과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15일 오전 11시)부터 특별회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라크는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페르시아만 전쟁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주길 원하고 있다고 쿠르트 발트하임 오스트리아 대통령이 이날 밝혔다.
미국은 4백50대 이상의 군용기를 적재한 미 항공모함 6척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인 15일 밤 12시(미 동부시간)를 몇시간 앞두고 이라크 근해에 포진할 것이라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14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의 한 관리는 『아메리카호는 현재 대기중인 지중해를 출발,15일(페르시아만시간)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홍해로 나갈 계획』이라면서 『6척의 항공모함이 모두 집결하면 가공할 전력이 갖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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