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 첫번째 목표 예상/초긴장속의 이스라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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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라크역습은 아랍권 반발커 엄두못내/전군 비상경계령 더욱 강화
최근 이스라엘의 정치·군사지도자들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개전시 이라크의 제1차 공격목표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가 될 것이라고 위협한데 대해 그 발언의 진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있으며 만일 그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놓고 정책적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스라엘의 일부 군사분석가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이에대한 보복과 함께 다국적군에 가담중인 아랍동맹군의 분열이라는 이중적 효과를 노리는 후세인이 정말 이스라엘을 공격할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텔아비브대 자피전략 연구센터의 슈로모 가지트 예비역 장군은 『미국을 제외한 반이라크 연합세력들중 이스라엘이 이라크에는 가장 위험한 상대이기 때문에 만일 이라크가 우리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한다면 군사적으로 훨씬 어려운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공격 가능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현재 이스라엘군은 이같은 분석가들의 의견대립과는 달리 우선 최악의 상황을 가상,초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가 있다.
미­이라크 외무장관 회담의 결렬로 전쟁위협이 페르시아만 사태 발생이후 그 어느때보다도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모셰 아렌스 국방장관은 10일 『우리는 이제 제네바회담 이전보다 더욱 전쟁에 접근해있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은 지난 5개월동안 진지한 대비를 해왔다. 우리가 공격받는다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군사 전문가들과 방송들은 이스라엘 공군과 정보기관·방공부대·민방위기구들이 현재 고도의 경계상태에 들어가 있다고 전하고 있으며 유엔이 정한 이라크군의 철군시한이 더욱 가까워옴에 따라 이들의 경계상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라엘로서는 이라크의 미사일공격으로 자국민들이 희생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라크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역으로 감행하거나 우세한 공군력을 이용해 이라크를 공습하게 된다면 현재 다국적군에 가담중인 아랍동맹국들의 반발을 초래함으로써 미국의 반이라크 연합전선을 흐트러뜨리는 결과를 낳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는 또한 페르시아만 사태·팔레스타인문제 연계를 줄곧 거부해온 미국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뿐 아니라 그 역으로 후세인의 주장이 아랍인들에게 먹혀들어가는 역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정보분석가들은 이라크가 이미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는 위치의 요르단접경 서부지역에 수십기의 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한 것으로 믿고 있다. 중동의 군사·무기문제 전문가인 아론 레브란 이스라엘 예비역 장군은 『이라크 서부의 미사일들은 이스라엘 하나만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한다.<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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