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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자연공부」에도 도움|원예가 한은희씨가 말하는 재배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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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겨울이 깊어지면서 푸르름이 그리운 때다. 햇볕이 잘 드는 아파트 베란다나 거실·부엌의 한편에 조그만 화분을 놓고 채소를 가꿔보자.
푸릇푸릇한 연초록의 잎사귀를 바라보는 즐거움과 수확의 기쁨을 동시에 맛볼 수 있으며 방학을 보내는 자녀들과 함께 관찰하면 자연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또 건조하기 쉬운 겨울실내에 자동습도 조절도 된다.
겨울철 실내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실내 채소가꾸기 요령을 원예가 한은희씨(한국원예사회 연구실장)로부터 들어본다.
겨울철에 가꾸기 적당한 채소는 재배기간이 짧아 빨리 거둘 수 있고, 한번 심으면 오랫동안 수확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쑥갓·미나리·생강·솎음배추·파슬리·실 파·양파·부추·고춧잎나물 등이 대표적인 것들. 재배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르는 장소에 알맞은 품종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시금치·고추·완두 등은 햇볕이 잘 드는 창가나 베란다에서, 파·솎음배추·쑥갓·파슬리등은 항상 그늘진 곳에서 길러야 한다.
잎·줄기를 먹는 채소는 씨앗을 구해 파종하며, 열매를 먹는 채소는 모종을 구해 심는 것이 기르기 쉽다.
씨앗을 뿌릴 땐 한꺼번에 많이 뿌리기보다 조금씩 파종하는 것이 요령이다. 작은 유리그릇을 이용해 여러 개에 나눠 심으면 한번 먹을만큼 자라서 좋다.
남은 씨앗은 냉장고에 차게 넣어두었다 쓰면 싹이 잘 난다.
배양토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피트모스·마사(굵은 모래)·구아노(갈매기똥)·질석 각각 1의 분량에 펄라이트·왕겨 태운 재를 0.5의 비율로 섞어 사용한다.
종자는 대개 하루쯤 물에 담가 종피가 쉽게 트이도록 한다. 보통 3∼4일이 지나면 싹이 트는데, 케일이나 부추, 파슬리 등은 7∼10일 정도 걸린다. 싹이 트면 밝은 곳에 내놓아야 잘 자란다.
떡잎무는 본잎이 한 두장 나오면 콩나물같이 뽑아 먹을 수 있으며 부추·파슬리는 파종 후 한달 후엔 잘라먹을 수 있을만큼 자란다.
미나리는 시장에서 사다 잎만 잘라먹고 뿌리째 물에 꽂아 수경재배하면 1주일 이내에 연한 줄기가 올라와 그 자체가 아주 보기좋은 관상용 화분이 된다.
또 밑둥이 있는 대파는 뿌리로부터 1∼2cm 정도로 잘라 준비된 배양토에 꽂아 심으면 2∼3일 후부터 노란움파가 올라온다.
실내채소는 흙 표면이 마르지 않을 만큼만 물을 주는데, 큰 대야에 물을 가득 받아놓고 양손으로 화분을 물 속에 담갔다 뺐다하는 저면관수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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