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삼성' 리창 총리, 이재용 면담…신산업 투자 확대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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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6일 한국을 찾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한국에 도착한 리창 총리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 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오후 4시 30분쯤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40여 분간 대화를 나눴다. 중국 총리의 방한은 지난 2015년 리커창 총리 방한 이후 9년 만이다.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남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삼성전자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남을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삼성전자

이날 면담에는 우정롱 국무원 비서장, 진좡롱 공신부 부장, 왕원타오 상무부 부장, 쑨예리 문화관광부 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에선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MX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양걸 삼성전자 삼성차이나 사장 등이 배석했다.

이 회장은 리창 총리에게 “코로나19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삼성전자 중국 출장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 허가, 시안 봉쇄 기간 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생산 중단 방지, 상하이 봉쇄 기간 중 삼성SDI 배터리 핵심 협력사 조기 가동 등을 지원했다.

리창 총리는 27일 한‧일‧중 정상회의 후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연설한 후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이번 방한 중 국내 기업 중에서 삼성전자만 별도 면담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경영진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전자 경영진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리창 총리는 2005년 시진핑 당시 저장성 서기가 방한할 때 비서장 신분으로 동행했다. 당시 삼성전자 수원‧기흥 사업장을 방문해 이 회장과 만났고 이날 19년 만에 재회했다.

리창 총리는 중국 내에서 ‘친삼성’ 성향의 인물로 알려졌다. 중국이 2018년 11월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수입 제품 전시회인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참여한 삼성전자 부스를 매년 방문할 정도다. 지난해 행사에선 리창 총리가 “박람회 1회부터 6회까지 6년 연속 부스를 방문한 회사를 삼성이 유일하다”며 “삼성은 이미 훌륭한 기업이지만 중국에 왔기 때문에 더욱 잘될 것이며 앞으로도 삼성이 중국에서 계속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도 오래전부터 중국 고위급 인물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애써왔다. 2013년 중국 보아오 포럼 이사로 활동하며 시진핑 주석과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고 2015년 방한한 왕양 중국 부총리와 면담을 가졌다. 당시 이 회장은 “중국 지방 정부 및 기업과도 협력을 확대해서 한‧중 교류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이 회장은 중국 시안에 있는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며”며 “시간이 없고 때를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엔 중국의 대표적 대외경제 교류 플랫폼으로 꼽히는 ‘중국 발전 고위층 포럼’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중국 관영 신화사 등에 따르면 리창 총리는 이 회장에게 대중국 투자를 권했다. 리창 총리는 “삼성의 대중국 협력은 양국의 호혜상생, 협력 발전의 살아있는 축소판”이라며 “삼성 등 한국 기업이 계속해서 대중국 투자협력을 확대해 중국의 새로운 발전이 가져올 새로운 기회를 더 많이 누리길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기업이 첨단 제조·디지털 경제·인공지능·녹색 발전·바이오 의약 등 새로운 영역에서 협력의 잠재력을 발굴해 한·중 경제 협력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고, 협력 공영을 더욱 잘 실현하기를 희망한다”며 신산업 분야의 추가 투자를 촉구했다.

이에 이 회장은 “삼성은 중국에서 발전을 견지할 것이며, 중국 국민이 좋아하는 기업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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