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혐의 김호중 구속…법원 “증거인멸 염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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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호 14면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24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김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후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41) 대표와 본부장 전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고 17시간이 지난 뒤 경찰에 출석해 범행을 시인했지만 음주 사실은 부인하다 사고 열흘 만에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도 김씨의 증거인멸 및 도주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신 부장판사는 “모두 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을 위해 힘없는 사회 초년생 막내 매니저는 처벌을 받아도 되는 것이냐”며 김씨를 질책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김씨는 사고 직후 소속사의 다른 막내급 매니저인 직원 A(22)씨에게 수차례 전화해 자기 대신 허위 자수를 해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A씨는 “겁이 난다”며 김씨의 요구를 끝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김씨 매니저가 직접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가 자신이 운전을 했다며 허위 자백했다.

그런 가운데 김씨가 경찰에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고 비밀번호도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후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사용하던 아이폰 3대를 확보했지만 김씨 측의 수사 비협조로 디지털 포렌식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 결과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에게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6일 김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최신 기종을 포함한 아이폰 3대를 확보했다. 이들 휴대전화는 지난 9일 김씨의 교통사고 전후 행적과 증거인멸 의심 정황 등을 규명할 주요 증거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김씨는 임의 제출을 거부한 데 이어 이들 아이폰의 비밀번호도 경찰에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시도했지만 ‘탐색할 수 없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아이폰은 설계 구조상 보안 문제로 인해 비밀번호를 알지 못하면 수사기관이 디지털 포렌식을 시도하더라도 수개월이 소요되는 등 사실상 포렌식이 어렵다.

이에 대해 김씨가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지난 19일과 경찰 조사를 받은 지난 21일 “경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과 배치되는 행동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후 경찰은 김씨의 통신 기록 확인 등을 토대로 주변인들을 조사하며 김씨의 당일 행적과 증거인멸 정황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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