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드디어…'새벽배송' 컬리, 첫 분기 흑자 달성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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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가 플랫폼 이름을 ‘컬리’로 바꿨다. 사진 컬리

마켓컬리가 플랫폼 이름을 ‘컬리’로 바꿨다. 사진 컬리

컬리가 창립 9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 늘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1일 컬리는 1분기 매출(별도 기준)은 5381억원, 영업이익은 5억2570만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운송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 컬리넥스트마일 등의 실적을 제외한 컬리 별도 실적이긴 하지만, 2015년 설립 이래 처음 달성한 분기 흑자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5391억, 영업손실 1억8762만원이다. 컬리 관계자는 “연결 기준 손실도 과거보다 손실 폭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물류 효율화로 비용 크게 줄여

컬리 측은 분기 흑자의 핵심 요인으로 ‘물류 효율화’를 꼽는다. 2015년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을 선보인 컬리(당시 더파머스)는 당시 대형 유통업체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익일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을 처음 시작했다. 사업 초기엔 수도권 중심으로 했고 2021년 충청권·대구·부산·울산 등 지방으로 샛별배송 지역을 확대했지만, 물류센터는 서울 송파와 경기 김포 두 군데뿐이었다. 부산에 사는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을 다음 날 아침까지 배달하려면 배송 트럭이 밤새 경부고속도로를 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컬리는 지난해 경남 창원과 경기 평택에 신규 물류센터를 열고, 송파 물류센터는 닫았다. 현재는 김포·평택·창원 세 곳에만 물류센터를 운영해 비용을 크게 줄였다.

뷰티컬리 등 새로 시작한 신사업 매출 늘어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 페스타'의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마켓컬리

김슬아 컬리 대표가 지난해 7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 페스타'의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마켓컬리

2022년 11월 도입한 ‘뷰티컬리’처럼 수익모델을 다각화한 것도 컬리가 영업손실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컬리는 신선식품에서 시작한 판매 카테고리를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으로 넓혀왔다. 화장품은 신선식품에 비해 재고 보관 및 운반이 용이하고 상품의 평균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서비스 시작후 1년 6개월이 지난 뷰티컬리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한다. 지난 1분기 뷰티컬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다. 컬리 관계자는 “고객당 1회 구매액이 뷰티컬리 시작 이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컬리가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판매자 배송’ 서비스 수익도 늘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성장했다.

흑자 지속 가능할까 쏠리는 관심

컬리는 지난해 12월 조정 에비타(EBIT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월 단위 첫 흑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는 첫 분기 에비타 흑자(71억)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컬리 관계자는 “점차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며 “올해는 성장성 강화와 미래 동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물류 투자 등 대규모 투자 계획이 없다는 점도 연간 흑자 달성에 청신호다.

컬리는 올해 퀵커머스 사업에 진출하고, 사업 카테고리를 공연 등 그간 다루지 않았던 상품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한 차례 무산된 기업공개(IPO)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고, 좋은 타이밍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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