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측 변호사 “전공의, 유령이냐...정신차리고 투쟁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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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 연합뉴스

의대생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 연합뉴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의 의대 교수 측 법률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가 전공의들을 향해 "유령이냐. 정신차리고 투쟁하라"면서 격한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법원이 기각 및 각하 결정을 내린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의대증원 반대 투쟁을 민주화 운동과 6.25 전쟁에 빗대기도 했다.

19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 너희들이 법리를 세우기 위해 뭘 했나. 수많은 시민이 법원에 낸 탄원서 하나를 낸 적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전공의들이 전날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의료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의 법리가 무너져 내린 것을 목도하니 국민으로서 비통한 심정"이라고 반응한 것을 두고서다. 이 변호사는 "전공의 도대체 너희들은 뭐냐. 유령이냐"며 "아직도 전쟁 중이니 정신 차리고 투쟁하라"고 했다. "그래야 너희들 그 잘난 요구사항도 이루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을 두고는 민주화운동과 6.25 전쟁을 빗대 절박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낙동강 전선에 밀려서도 싸우지 않고 입만 살아서 압록강 물을 마시고 싶다면 그건 낙동강 전투와 인천상륙작전 등 무수히 죽은 전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5월 18일)은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며 "정신 차리고 윤석열 의료독재에 맞서서 투쟁하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전공의들에 대한 비판이 '내부총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19일에 추가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들을 공개 비판한 취지는 '내부총질'이 아니고, 의대소송에 가장 소극적이고 비협조적인 전공의들을 질타하려고 한 것"이라며 "남은 2주간이라도 적극 참여하라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대소송을 승리하기 위해 대법원, 서울고등법원에 소송대리인인 제가 의료계편만 드는 게 아니라는 뜻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는 지난 16일 교수,전공의,의대생 등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입학정원 증원 처분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집행정지 항고심에서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변호사는 이에 불복해 17일 즉시 재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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