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공연장…세종문화회관,­­­­ ‘힙스터 성지’ ­­성수동에 떴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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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호 19면

싱크 넥스트 24

싱크 넥스트 24

공연장이 관객을 찾아 거리로 뛰쳐나왔다. 17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팝업 ‘시어터 이즈 더 뉴 블랙(THEATER IS THE NEW BLACK)’. 복합문화공간  Y173이 19일까지 3일간 블랙박스 시어터로 변신한다.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24’ 콘텐트 맛보기를 위한 국내 공공 공연장 최초의 팝업 프로모션 행사다. 공연장을 낯설어하는 젊은 세대들을 잡기 위해 ‘힙스터들의 성지’ 성수동으로 들어간 것.

싱크 넥스트 24는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포러리 시즌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2개 공연 중 9개 작품이 매진을 기록하고 86%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달성하는 등 이미 마니아들에게는 정평이 나있다. 이번 성수 팝업은 무대와 관객, 공간과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신선한 실험을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더욱 확장시키려는 시도다.

관객이 싱크 넥스트 참여 아티스트들의 세계관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전시, 공연 예매를 게임으로 체험하는 피켓팅 이벤트, 포스터 꾸미기 체험, 키 비주얼 아티스트인 우국원 작가의 작품을 직접 교감해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사진) 등 흥미로운 콘텐트로 빼곡하다. 아티스트와 직접 만나는 스페셜 쇼케이스도 열린다. 메타코미디 소속 개그맨 김동하(17일), 올라운더 아티스트 백현진(18일)의 퍼포먼스 등 가장 트렌디한 공연예술을 맛볼 수 있다.

한편, 싱크 넥스트 24는 7월 5일(금)부터 9월 8일(일)까지 총 66일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10개 팀이 총 27회 공연을 펼친다.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레이저아트 등 다양한 시각예술이 전통적인 공연예술과 결합한 무대들이다.

특히 물감의 고유한 물성만으로 입체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온 ‘한국의 바스키아’ 우국원 작가가 처음으로 무대 작업을 시도한다. 아카펠라 사운드와 이미지가 만나는 ‘관객 체험형 오리지널 비주얼 사운드 쇼’라고 명명한 공연 ‘오리지날리’(9월6~8일)는 오페라 합창이 빚어내는 다양한 감정과 우국원 특유의 경쾌한 비주얼이 어우러져 오감을 일깨운다.

코미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한 메타코미디 크리에이터들은 국공립공연장 최초로 코미디 쇼를 펼친다. 언어유희에 바탕한 동서양의 뿌리 깊은 공연 양식인 재담을 동시대적으로 펼쳐내는 만담과 스탠드업 구성의 ‘코미디 어셈블’(8월15~17일)이다. 숏폼 콘텐트와는 차별화된 웃음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파묘’ 신드롬으로 전 세대에게 주목받은 ‘굿’의 예술성을 보여주는 무대도 있다. 굿 장르를 다채롭게 실험해온 이스트허그의 신작 ‘군문열림’(8월23~24일)은 작두나 무당 같은 전통적 장치 없이 소리와 미디어아트, 빛만으로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컨템포러리 굿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미래지향적인 공간 성수동에서 오늘의 관객을 만나고자 팝업을 기획했다. 극장의 고정 관객 그 너머를 지향하는 것은 동시대 예술의 생존 본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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