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대리운전으로 1차 귀가…다시 술집 가다 사고냈다

김호중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가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사건과 관련해 16일 경찰이 김씨와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김씨와 그의 매니저, 소속사 대표 등이 관여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는지를 수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다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러나 사고 후 경찰에 출석한 인물은 김씨 매니저였다. 김씨 매니저는 10일 새벽 1시50분쯤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내가 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김씨 매니저는 사고 당시 김씨가 입었던 옷을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김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에야 경찰에 출석해 음주측정을 했지만 음주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후 김씨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사라지고 김씨가 사고 전 유흥주점에 들른 사실까지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김씨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이광득 대표는 경찰 조사 직후인 16일 공식 입장을 내고 매니저의 대리 출석은 자신의 지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고 당사자가 김호중이란 게 알려지면 너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며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제가 부탁했다.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가 제거된 데 대해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사고 당시 김호중에게 공황이 심하게 왔고, 잘못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서 대리기사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했지만 이후 다시 차량을 끌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