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방송 깎아내리다 앙심…법원 앞에서 유튜버가 유튜버 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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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낮에 법원 앞에서 흉기를 휘둘러 상대방을 숨지게 한 50대 남성 유튜버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A씨가 다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쯤 부산지법 앞에서 A씨가 50대 남성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법원 정문 건너편 법조타운 인도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이날 오전 11시쯤 숨졌다.

범행 후 A씨는 자신의 채널에 “범행 사실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렸다. 경찰은 A씨가 타고 달아난 승용차를 추적해 오전 11시35분쯤 경북 경주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B씨가 A씨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부산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재판은 앞서 그가 A씨를 상해 등 혐의로 고소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서로 유튜브 방송 때 방송 내용을 깎아내리는 댓글을 다는 등 상호 비방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 서로 여러 차례 고소한 상태”라며 “정확한 범행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B씨가 운영하는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는 부산지법 인근 주변을 서성이던 그가 “(법원에 들어가) 안전한 곳에 있으려고 한다. 여기서 때릴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법원 건너편 인도에 도착해 “긴장된다”는 말을 하는 순간,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한편 피의자 A씨의 채널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변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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