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조치훈 '묘수의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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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우승상금 2억원)에서 박영훈(18)4단과 조치훈(47)9단이 중국의 두 강자를 나란히 격파해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4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린 준결승 3번기 첫판에서 한국의 마지막 보루 박영훈4단은 8강전에서 이창호9단을 꺾고 올라온 중국의 신예 셰허(謝赫.19)5단을 맞아 초반 포석에서의 실패를 딛고 중반 대추격에 성공해 2백29수 만에 백 3집반 승을 거뒀다.

또 40대 노장으로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치훈9단은 중국의 후야오위(胡耀宇.21)7단의 공격에 휘말려 고전을 거듭했으나 마지막 접전에서 예상을 뒤엎는 묘수를 터뜨려 1백64수 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후야오위7단은 준결승에서 이세돌9단을 꺾은 중국의 강자로 4강 중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으나 복병 조치훈9단에게 일격을 맞아 결승 진출이 위태로워졌다.

준결승전 2국은 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하이라이트=박영훈4단(백)과 셰허5단(흑)의 대국으로 형세 불명의 판세. 여기서 셰허5단은 급박한 상변을 놔둔 채 흑1을 선수하고자 했으나 이것이 패착이 됐다.

박4단은 2의 선수에 이어 4의 급소를 찔러 단번에 승세를 확립했다. 흑은 A의 돌파, B와 C의 선수, D의 노림 등을 동시에 막을 수 없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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