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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한동훈 무리한 원톱" 김경율 "대통령실 책임"…친윤·친한 인사 책임 공방 난타전

중앙일보

입력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측근들이 ‘네 탓’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신평 변호사.

신평 변호사.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신평 변호사는 16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총선 참패의 원인을 두고 “총선 자체만을 보면 한 전 위원장의 책임이 너무나 크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공개 사과와 반성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윤 대통령의 잘못으로 총선 참패의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한 전 위원장 중심의 ‘원톱’ 선거대책위원회를 참패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당내에서 자기와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사람을 억제하면서 무리하게 원톱 체제를 고집했다”며 “당의 모든 것을 내가 독점해야 한다는 얄팍한 심산에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 분명한 대선 행보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이 선거 기간 ‘반윤(반윤석열)·친한(친한동훈)’ 조직을 구축했다는 주장도 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방의 지지 세력을 한 전 위원장 측에서 다 반윤·친한 조직으로 바꿨다”며 “이런 조직을 둔 상태에서 한 전 위원장이 정계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이)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경률 전 비상대책위원은 대통령실에 총선 패배의 책임을 돌렸다. 김 전 비대위원은 전날 같은 라디오에 나와 “전체 책임을 100으로 놓고 본다면 (당과 대통령실이) 20대 80에서 30대 70 정도”라며 “20~30%가 당의 책임이고 대통령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이종섭 전 호주대사 출국과 도피 의혹 등이 논란이 됐을 때 “당과 대통령실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대통령실에서 국민의 뜻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려주기를 일방적으로 기다리는 듯한 부분이 많이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 측근들이 공개 설전을 이어가자 당에선 “사태 수습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선거 패배의 책임은 당과 후보, 대통령실 모두에게 있다”며 “지금은 민심의 회초리 앞에서 엎드려 반성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선거 국면에서 황상무 전 수석과 이종섭 전 대사 문제가 연달아 터졌을 때 지지율 하락이 피부로 와 닿을 정도였다”며 “선거는 끝났고, 차분히 복기를 해야 하지만 공개적인 책임 공방은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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