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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복 수위 국제사회 촉각..."자제할 듯" "정세 격화" 엇갈리는 전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수위에 세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동 내 확전 여부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의 사상 첫 이스라엘 직접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방식에 달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다음 행보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측은 엇갈리는 편이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금명간 이란에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스라엘 전시 각료 다수가 대이란 보복에 찬성하고 있지만, 그 강도를 두고선 이견이 나오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동맹국 미국은 자제를 촉구하는 반면 이스라엘 정부를 장악한 극우 세력들은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쉽지 않은 선택에 직면했단 분석이다. 반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중동은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 반대로 강경파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본토 직접 공격과 관련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본토 직접 공격과 관련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이란 땅에서 대응할 듯"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스라엘이 곧 반격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보복 방식에 대한 전망은 갈린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안보 전문가 스테판 오드랑은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자국의 국토가 다른 국가에 의해 타격을 받을 때 무관용 정책을 폈다"며 "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이스라엘에 수백기의 무인기(드론)와 순항·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이 발사돼 군 고위 관계자 13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그림자 전쟁'을 벌이던 양국의 관계는 이란의 사상 첫 대이스라엘 직접 공격으로 다른 차원이 됐다고 보고 있다. 더는 대리 세력을 내세우지 않고 전면에 나서 직접 충돌하는 식으로 전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을 막아내는 모습.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미사일을 막아내는 모습.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을 지낸 타미르 헤이만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 소장은 "이스라엘의 대응은 이란 영토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르 리트박 텔아비브대 이란학 연구센터(ACIS) 소장은 "이스라엘의 대응이 매우 강력한 수준일 경우 국제 정세가 격화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 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이제 우린 (이란에 대한) 치명적 공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방 고려해 확전 피할 가능성" 

반면 이스라엘이 확전을 피하기 위해 보복 수위를 제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히브리대 트루먼 연구소의 메나헴 메르하비 연구원은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동맹국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의 승인 없인 보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INSS의 이란 전문가 시마 샤인은 "이스라엘의 보복은 민간 지역이 아닌 군사 지역을 목표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나 이란이 의도적으로 확전을 피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민간 시설은 제외하고 정부·군사 시설을 공격 목표로 삼았으며, 미국에 이스라엘에 대한 대략적인 보복 시점과 수위를 알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에 관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이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에 관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도 중앙일보에 "이스라엘은 미국 등 우방과 가자지구 전쟁에 따른 여론 악화 등을 고려해 전면적인 보복은 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이란 본토를 겨냥한 반격은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은 본토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후에도 확전을 자제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1991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은 걸프 전쟁 당시 이스라엘에 스커드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이에 이스라엘의 반격이 예상됐으나 미국의 만류에 이스라엘은 보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 싱크탱크 센추리재단의 달리아 셰인들린 연구원은 "과거 네타냐후 총리는 상황을 악화시키는 정치인이 아니었으나,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보듯 면모가 달라졌기 때문에 현 이스라엘 정부의 향후 행보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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