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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열리는 오거스타에 진출한 골프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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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오거스타 시내에 있는 호스피탈리티 시설의 골프존 시뮬레이터. 성호준 기자

오거스타 시내에 있는 호스피탈리티 시설의 골프존 시뮬레이터. 성호준 기자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터스 관람은 꿈 중 하나다. 그래서 미국 기업들은 마스터스 대회 기간 중 클라이언트를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에 초청해 마스터스 경기를 관람하게 하고 인근 골프장에서 라운드한다.

근사한 접대 장소도 만든다. 마스터스 기간 중 오거스타 곳곳에 생기는 호스피탈리티(접대) 시설에선 먹고 마시고 파티를 즐길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골프 시뮬레이터도 설치하고 있다.

한국의 골프존도 그 주역 중 하나다.

미국 미디어 기업이 운영하는 오거스타 시 서배나 강 옆 ‘더 매너 호스피탈리티’를 비롯한 몇몇 시설엔 골프존 기계가 설치돼 있다. 비 때문에 마스터스 경기가 중단된 11일에도 골프존 시뮬레이터는 붐볐다.

더 매너 호스피탈리티의 디렉터인 마크 하다드는 “하루에 300~500명이 찾아오는데,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100명 정도다. 손님이 많아 18홀 플레이는 어렵고 한 사람이 2~3개 홀만 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다드는 “올해 골프존 기계로 바꿨는데 작년 제품보다 평가가 좋다. 방문자들은 경사에 맞춰 움직이는 스윙 플레이트에 놀라고, 오토 티업 시스템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오거스타의 호스피탈리티 시설에 있는 골프존 간판. 성호준 기자

오거스타의 호스피탈리티 시설에 있는 골프존 간판. 성호준 기자

미국에도 시뮬레이터 골프가 퍼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양에서는 실내 골프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골퍼들이 늘어 골프장이 붐비고 있고, 대도시 직장인들이 퇴근 후 골프를 즐기는 문화가 생겼다. 한국처럼 방에서 하는 문화는 아니고 주로 스포츠 바 등에 설치된다.

미국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은 트랙맨과 포어사이트·풀스윙이 주도하지만, 골프존 시뮬레이터도 강자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40% 넘게 늘었다.

골프존은 7년 전 미국 지사를 만들었다. 임동진 지사장이 기반을 닦았고 최근 LPGA 투어 아시아지사장을 역임한 변진형 씨가 부임했다.

변 지사장은 LPGA 투어 커미셔너 출신으로 USGA(미국골프협회) CEO가 된 마이크 완 등 미국 골프계에 네트워크가 깊어 도약이 예상된다. 드라마·음악·음식 등 한류로 한국의 이미지가 올라간 것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변진형 지사장은 “골프존은 한국에서 쌓은 노하우가 많다. 움직이는 스윙 플레이트, 엔터테인먼트 요소, 여러 명이 동시 접속해 경쟁할 수 있는 네트워크 시스템과 퍼팅 구현 기술이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등이 주도해 내년 시작하는 시뮬레이터 골프리그 TGL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GL은 풀스윙 사의 시뮬레이터를 쓰지만, TGL로 인해 시뮬레이터 시장 전체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진형 지사장은 “미국 시뮬레이터 업계는 ‘골프존의 한국 성공이 없었다면 이런 시장 자체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골프존은 미국에서 스포츠 펍 컨셉트의 골프문화시설인 ‘골프존 소셜’, 골프연습장인 ‘골프존 레인지’를 열었으며 론치 모니터인 WAVE(웨이브)를 출시했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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