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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수 증가폭 3년 만에 최소…청년 일자리 13만개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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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3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7만명 증가했다. 1~2월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 폭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취업자 수가 증가했던 '기저효과'와 이상기후로 농림·어업 취업자가 5만명 이상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눈길을 끈다.

끝나가는 코로나19 기저효과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39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17만3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47만3000명이 감소한 뒤 3년 1개월 만에 가장 적다. 앞서 1월(38만명)과 2월(32만9000명)에는 전년 동월 대비 30만명대의 증가 폭을 기록했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3월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작년 3월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돌봄 수요와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6만9000명 증가했다.

정부도 그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던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끝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2∼2023년에 장기 추세를 대폭 상회했던 고용이 점차 정상화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농림어업 분야의 취업자가 감소한 점도 둔화 요인이다. 지난달엔 강수일이 평년보다 많았고 기온이 낮아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5만명 줄었다. 2017년 3월(-5만6000명)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고용시장 훈풍이지만 청년층 '경고등'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전체적인 고용 상황은 훈풍이다. 증가 폭은 다소 줄었지만, 월별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 이후 37개월 연속 늘고 있다. 15세 이상 고용률(62.4%)도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업종별로 보면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 대비 4만9000명 늘었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한동안 주춤했던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도 7000명 늘며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안심하긴 이르다. 전체 연령대 중 경제 성장 동력인 청년층 취업자 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5~29세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1000명 줄어 지난해 7월(-13만8000명)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45.9%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60세 이상 취업자가 23만3000명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서운주 국장은 “최근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취업 연령이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이 청년 채용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석 교수는 “한번 채용하면 해고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들은 (경력자 등) 검증된 사람을 채용하려 한다”라며 “노동시장 유연성을 지금보다 넓혀야 청년 채용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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