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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로 불리? 구자욱의 배트는 활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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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구자욱

구자욱

프로야구는 올 시즌부터 사람이 아닌 기계가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했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한 달이 가까워지면서 ABS는 무난하게 자리 잡은 모양새다. 그러나 타자 개개인의 체격에 따라 스트라이크 존이 달라지는 건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ABS 존의 크기가 선수의 신장을 기준으로 정해지면서 키가 큰 타자들의 경우 예년보다 스트라이크의 범위가 위아래로 크게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키 1m89㎝의 장신 외야수 구자욱(31·삼성 라이온즈)도 예외는 아니다. 구자욱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친 뒤 “ABS가 도입된 뒤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처럼 보인다. 키가 큰 편인 나로선 불리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2015년 데뷔한 구자욱은 여간해선 3할대 타율을 놓치지 않는 교타자다. 2019년(타율 0.267)과 2022년(타율 0.293)을 제외하고는 매년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타격왕 손아섭(NC 다이노스)에 3리 뒤진 0.336의 타율로 2위에 올랐다.

이런 구자욱에게도 올 시즌은 쉽지 않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만큼 건드려야 할 공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구자욱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타율 0.352(54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 9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롯데전에선 하루에만 안타 6개(6타수 6안타 4타점)를 뽑아내며 삼성의 10-7 승리를 이끌었다. 1회 초 우전 안타를 시작으로 4회 중전 안타, 6회 우월 2점 홈런, 7회 좌전 안타, 8회 중전 안타, 연장 10회 중전 안타까지 쉼 없이 베이스를 누볐다.

스트라이크존

스트라이크존

역대 KBO리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은 2010년 4월 9일 롯데 카림 가르시아가 작성한 7안타다. 한 경기 6안타는 이전까지 단 10명만 기록했는데 구자욱이 그 뒤를 이었다. 구자욱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6개 중 2개는 코스가 좋아서 나왔다”며 “안타가 늘어날수록 주위의 관심이 커질 것 같아서 이전에 친 안타는 잊으려 했다”고 말했다.

ABS 판정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구자욱은 “키가 작은 선수들에게는 볼로 선언되는 공이 내겐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더라. 그럴 때마다 아쉬움이 생겼다”면서 “그래서 ‘스트라이크 비슷하면 돌린다’는 생각으로 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됐다. 삼성의 주장 구자욱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평가다. 구자욱은 “우리 팀엔 젊은 선수가 많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플레이를 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평균 연령이 낮은 만큼 활기차게 뛰면 좋겠다”면서 “나도 부족함이 많지만, 오늘만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나부터 악착같이 뛰면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삼성 구자욱

생년월일 : 1993년 2월 12일
출신교 : 본리초-경북중-대구고
신장·체중 : 1m89㎝·75㎏
포지션(투타) : 외야수(우투좌타)
프로 입단 : 2012년 KBO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2순위(삼성)
올해 성적 : 14경기 타율 0.352 2홈런 13타점 9득점
올해 연봉 : 2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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